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니아다. 다분히 중독성이 있다고 생 각되는 이 영화를 백여 번은 넘게 본 것 같다. 영화 속 주인공 아이들의 이 름을 각각 다 기억하는 것은 기본이 고, 특정 장면의 대사는 외울 정도가 되었으며, 어떤 장면에서 어떤 노래 가 나올지 거의 모두 기억하는 수준 이 되었다. 특히 마리아 수녀와 아이 들이 뛰어놀던 아름다운 산과 강, 그 리고 관광명소가 된 미라벨 정원은 너무 인상 깊은 곳이어서 고등학교 시절에는 언젠가 반드시 저 도시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어렸던 내 마음 속의‘저 도시’가 바로 잘츠부 르크다. 제작된 지 47년이나 된 이 영 화를 보고 또 보는 팬들이 있다는 것 에 도시로서의 잘츠부르크는 큰 몫을 담당한다.
 유럽의 한복판에 있는 도시에 풍수 지리설에 입각한 명당을 적용하는 것 이 어색하긴 하지만 세계 최고의 지 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고 요한밤거룩한밤>을작곡한 요셉모 어, 도플러 이론의 창시자 크리스티 앙 도플러가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난 것을 보면 무시는 못할 것 같다. 물론 이들을 일일이 거론하는 것보다 더 무게감이 있는 사람은 역시 모차르 트. 잘츠부르크는 한 마디로 모차르 트의 도시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음악이 1년 365일 동안 단 하루 도 빠지지 않고 연주되는 도시가 이 곳이니 말이다. 모차르트의 동상 앞 에서 난 짧은 생을 마감한 음악 신동 의 천재성을 부러워했다. 신도 부러 워했을 그의 음악 소리에 몸을 맡기 고 호엔 잘츠부르크 성으로 발을 옮 겼다.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내에는고 층 빌딩이 하나도 없다. 교회의 첨탑 보다 높은 빌딩은 짓지 않기로 했다 는 현지인의 말이, 잘 있던 것도 순식 간에 없애 버리는 우리와 큰 비교가 되어 머릿속에 오랫동안 작은 파동을 남겼다. 고층 빌딩이 하나도 없어도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가 잘츠부르크라는 역설을 어떻게 이해 해야 할까.
 묵묵히 역사와 전통을 지켜 내는 사람들의 모습, 험준한 알프스 산맥 이 만들어 낸 작은 쉼터, 모차르트마 저 감탄했을 <사운드 오브 뮤직>의 선율을 느끼고픈 사람에게 잘츠부르 크를 권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주옥같은 뮤지컬 음악과 클래 식의 원형 모차르트 음악을 5대 5로 섞으면 완성되는 명품 도시 잘츠부르 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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