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학생들에게 시간표 만들기 프로그램‘유세윤’개발자 혹은 디시인사이드 숭실대 갤러리 닉네임‘희희덕덕’으로 알려져 있는 이희덕군(미디어·3).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자신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그는 현재 전문 프로그램 개발자로 활약하고 있다. 슈퍼맨 같은 개발자가 돼서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본인이 만든 예비 시간표 작성 프로그램 ‘유세윤’ 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유세윤’은 한 학기의 강의 개설정보를 조회해 사용자 스스로가 시간표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입학한 2009년에 처음으로 개발해 공개했고, 이후 3번의 업데이트를 거쳤어요. 업데이트를 통해 에러와 부가기능을 보완했고, 디자인적인 측면도 신경쓰고 있어요. ‘유세윤’의 업데이트는 사용자 분들의 피드백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요. 그래서 프로그램에 불편과 불만을 제기해 주시는 학우 분들의 피드백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의견이에요. 많은 피드백이 모이면 때론 좌절을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문제점을 하나씩 고쳐가다 보면 제가 발전하게 되더라고요. 간혹 사용자 분들께서 기술적인 문제를 피드백 해주시는데, 이건 어디서 돈 주고도 받을 수 없는 프로그래밍 과외라고도 생각해요. 여러 사용자들이 많은 시간에 걸쳐, 다양한 시각에서 피드백 해 주시는 건데 이보다 좋은 프로그래밍 과외가 어디 있겠어요. ‘유세윤’에게 뼈와 살을 붙여 주시고, 잘 사용해주신 사용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유세윤’ 프로그램을 언제까지 제공해 줄 수 있냐며 인터넷 상에서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프로그램은 4년 전에 만들어진 ‘유세윤’의 틀에서 크게 변한 게 없어요. 다만 매 학기 시간표가 나오니까 시간표 데이터가 필요한거죠. 그런데 이 시간표 데이터를 학교에서 제공해 주지 않아서, 제가 스스로 시간표 데이터를 끌어와 업데이트를 해야 해요. 제가 학생일 때는 상대적으로 시간의 여유가 있어 매 학기 꾸준히 업데이트를 통해 찾아뵐 예정이고요. 제가 졸업이 2015년 2월인데, 개인적으로는 2015학년도 1학기까지는 지금처럼 매 학기 꾸준히 업데이트를 통해 ‘유세윤’ 프로그램을 학우들에게 제공할 생각이에요. 다만 제가 졸업하고 취직을 하게 되면 아마 지금처럼 빠른 업데이트는 불가능할 것 같아요. 일이 바쁘다 보면 아마 ‘유세윤’을 여러분과 공유할 수 없을 지도 모르죠. 그래서 저는 제가 졸업한 후 ‘유세윤’을 계속해서 이끌어 나가줄 후배 분을 찾고 있어요. 컴퓨터에 문외한인 누구라도 좋아요. 제가 알고 있는 기술과 컴퓨터 지식을 모두 가르쳐 드릴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꼭 연락 주세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유세윤’외에도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신 걸로 아는데,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우선 SKT에서 주최한 T 애플리케이션 공모전에 출품한 ‘할인을 찾아서’ 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당시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통신사 카드를 통해 여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주변 가맹점 정보를 몰라 1년에 3만 원의 돈을 그대로 버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를 낭비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매체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어요. 하지만 컴퓨터는 공간의 한계가 있어 실질적으로 사용자들이 길을 다니면서 주변 할인 가맹점을 찾기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옮겨와 애플리케이션으로 기획하고 개발했어요. 이 애플리케이션은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았고, 이후에는 SKT와 단독적인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해서 TV·CF·지면 광고에도 제 애플리케이션이 노출되기도 했어요.
  또한 저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폰7 공개 행사에서 제가 만든 위치기반의 물물교환 프로그램 ‘스크라벤저’를 시연하기도 했어요. 집에 처치 곤란한 물건이 있거나, 반대로 어떤 물건이 필요하지만 돈 주고 사기는 아까울 때가 있어요. 바로 이럴 때 가까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 서로 물물교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최근에는 시각장애인의 키보드 배열 결정 방식 프로그램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어요. 사실 저는 ‘베체트’라는 만성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데, 이 질환은 눈으로 전이되면 실명을 일으키기도 해요. 제가 아는 프로그램 개발자 분 중에서 베체트 병을 앓고 계신 분이 있는데, 염증이 눈으로 전파돼 시력을 많이 잃어 키보드의 정확한 자판 위치를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의 고충을 토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키보드 배열 결정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어요. 음성으로 특정 키를 몇 개 부른 후 손을 키보드에 갖다 대면 나머지 키의 위치를 계산해서 키보드 입력을 쉽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시력을 잃으신 환자 분들도 본인의 의견을 키보드에 소신껏 담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언제부터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이 있었나요?
  초등학교 때 컴퓨터를 처음 접한 이후부터 전반적인 IT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관심이 많아 컴퓨터를 계속 만지작거리다 보니 초등학교 6학년 때는 간단한 게임 형태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어요. 이후에도 계속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가지면서 중학교 때 개인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제 블로그를 보고 프로그램 회사에서 어느 날 연락이 왔어요. 당시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이 회사의 비전이나 목표와도 일치했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 플래시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에서 개발자로 2년 정도 일하기도 했어요. 이후 고등학교 때도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관심은 쭉 이어졌어요. 우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1인 사업체, 희희덕덕스튜디오를 창업했고요. 고등학교 때 프로그램 개발 대회인 정보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해 IT 특기자로 본교에 입학하게 됐어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가장 큰 성취를 느꼈을 때가 언제인가요?
  최근 지하철을 탔는데 제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는 분을 우연히 마주쳤어요. 반가운 마음에 제가 개발자라며 소개를 드렸는데, 애플리케이션 정말 잘 사용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하시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하시면서 따뜻한 캔 커피를 하나 주고 가셨는데, 그 캔 커피 정말 따뜻하게 잘 마셨어요.
  또한 요즘 컴퓨터 실습실에서 듣는 수업이 많은데, 제가 개발한 ‘유세윤’프로그램이 바탕화면에 깔려 있을 때 묘한 성취감이 들어요. 그리고 설치돼있는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서 사용자 분께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살펴봐요. 사용자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지 확인하고 다음 번에 어떻게 업데이트해야 하는지 생각하곤 해요.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뿌듯해요”

 

   진로를 IT계열로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흔히 IT계열은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주변에서 IT계열에 있는 선배가 너무 힘들어 보여 IT는 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많이 들리고요. 그래서 그런지 주위 사람들 말만 듣고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만약 IT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IT계열을 한 번 경험해보면 돼요. 내가 IT를해 봤는데 너무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IT랑 안 맞는 거예요. 그 때 포기하면 되는데, 문제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죠.
  솔직히 IT계열이 힘든 건 맞아요. 특히 저처럼 프로그램 개발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많이 힘들 수 있어요.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보면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어서 이를 맞추기 위해 야근할 때가 많기 때문이에요. 저같은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신제품을 테스트하는 일을 했는데, 이 때 야근도 많이 하고 밤을 꼬박 새는 날도 많았어요. 제게 주어진 문제를 그 날 해결하지 못하면 일정이 그 다음 날로 미뤄졌거든요. 일정이 미뤄지면 제품 출시일이 연기된다거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출시되는데, 그러면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게 되니까 추가 업무를 해서라도 제게 주어진 일을 꼭 끝마쳐야 했어요
  물론 다른 일반 사무직의 경우도 야근과 정해진 업무량이 있지만 IT계열에 비하면 많이 긴박하진 않아요. 그래서 IT계열 종사자들은 육체적 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죠. 하지만 힘들어도 제게 주어진 일을 제때 끝마침으로써 사람들이 좀 더 나은 기술을 빨리 접할 수 있고,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 생각하면 힘들어도 보람차요. 그래서 IT분야를 고민하는 학우들이 있으면 한 번 부딪혀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대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잘 지켜 나가고 싶어요. 교수님께 좋은 학생,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기억되고 싶고요. 장기적으로는 많은 사용자 분들의 말씀에 귀 기울여 더 나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멋진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이런 말 하긴 부끄럽긴 한데 슈퍼맨 같은 개발자요. 슈퍼맨은 문제가 있으면 나서서 도와주고 해결해 주잖아요. 개발자도 비슷하거든요. 사람들이 사는 데 문제가 있거나 불편한 점이 있으면 그걸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예요. 우리 주위에는 사회적인 문제도 많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도 많아요. 제가 가진 능력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끔, 좀 더 발전된 생활을 누릴 수 있게끔 도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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