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강이 두려운 그대에게






여백이 빡빡한 글에서 잠시 눈을 쉴 수 있는 피로회복제가 된다면, 공강은 꽉 찬 수업에서 우리의 숨을 돌리게 해 준다. 하지만 막상 공강이 됐을 때 무엇을 할까 고민해야 하는 일도 많은 것이 현실. 한 시간 하고도 십오분이란 긴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려면 뭘 하고 보내야 할까? 공강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을 정리했다.
편집자



1 대화형 : 수업시간에 못한 말은 공강 때


고요한 수업시간엔 농담 한 마디도 하기가 힘들어 답답했다면, 공강 시간엔 못다한 얘기를 하고파 입이 근질거릴 법 하다.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로 마른 목을 축여가며 사소한 것부터 조잘대다보면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흘러가 버린다. 추울 때는 근처 커피숍이나 학생식당을 주로 찾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조만식기념관 나무계단이나 운동장 옆 벤치가 더 솔깃하다. 벤치 같은 경우는 책상까지 갖춰져 있으니, 때로는 수다만 떠는 게 아니라 과제를 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2 의식주형 : 먹고 자고, 기본부터 해결하자!


3, 4교시 공강 때 주로 발생하는 유형이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도 지각 위기에 헐레벌떡 강의실로 달려가다보면 어느샌가 속이 쓰려온다. 점심이라도 먹어야 나머지 수업을 집중력있게 들을 수 있을 듯 한데…. 이 때 공강이 있다면 김밥 한 줄 입에 물고 강의실을 향해 뛰어가야 하는 추태만은 피해갈 수 있다. 요즘 같은 때는 춘곤증 탓에, 점심 대신 꿀맛같은 잠을 택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들이 선택하는 곳은 주로 동아리실, 과방, 여학생인 경우에는 여학생 휴게실. 남학생들은 휴게실이 없으니, 잠을 위해 일부러 채플에 참여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소문도 있다.

 


3 과제형 : 눈코뜰새없이 과제로 바빠요


청운의 꿈을 품고 온 대학, 하지만 부푼 꿈을 펼치기도 전에 우르르 쏟아지는 과제에 절망하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이공계열은 주마다 써야 하는 리포트에 공강마저 과제를 위해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도서관이 최적지였지만 올해는 네이버스퀘어도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과제 해결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또 하나, 이 곳에는 과제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지런히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분포한다는 사실.


4 문화생활형 : 대학생은 지성인입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도서관에 가더라도 과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독서를 위해, 혹은 미디어룸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간다. 대학생이라면 교양도 겸비해야 한다는 지론 하에 공강을 이용해 자기 시간을 갖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런 형이상학적인 이유보다는 단순히 인터넷을 하고 싶어 도서관의 정보검색실이나 네이버스퀘어의 문을 두드리는 또다른 문화생활의 유형도 있다.

 


5 세입자형 : 제가 빌리는 방은 특별합니다.


세입자형? 공강시간에 방을 빌린다고? 그렇다. 이들이 빌리는 방은 특이하다. 노래방, 게임방, 플스방…. 몇몇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빌린 방에서 정신없이 놀다 보면 깜빡 수업시간을 놓쳐버리는 불상사가 있을 수도! 세입자형도 또 다른 유형이 있는데, ‘동아리방’과 ‘과방’을 빌리는 사람들이다. 학교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는데다가 개인 물품을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단, 평소 소속감이 없던 자유로운 인생이라면 후자의 방들은 빌리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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