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역사 자부심은 有, 지식은 無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본교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나 학교 역사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어느 정도 느끼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1점: 35명 △2점: 76명 △3점:124명 △4점: 62명 △5점(만점): 21명으로 평균 2.8점을 기록했다. 반면 ‘본교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는 △1점: 90명 △2점: 142명 △3점: 66명 △4점: 19명 △5점(만점): 1명으로 평균 2.0점을 나타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공대 ㄱ군은 “한국 최초의 대학 혹은 신사참배 거부 등의 단어를 종종 듣다 보니 학교의 역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들어 자부심을 갖게 됐다.” 면서도 “그러나 생각해보니 자부심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학교 역사에 대한 지식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응답 학생 55%, 설립자인 베어드도 몰라

  본교 역사에 대한 지식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주관식 단답형 6개 문항의 정답률을 집계한 결과, 한 문제도 맞추지 못한 학생이 110명으로 약 35%에 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문대 ㄴ양은 “단답형 주관식에 나온 문항에 대한 어떤 답도 쓰지 못했다.”며 “친구들도 모두 백지 상태인 것을 보니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학교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답 개수에 따른 통계는 △1개: 87명 △2개: 54명 △3개: 51명 △4개: 13명 △5개: 2명 △6개(만점): 1명으로 집계됐다. 설문조사에 답한 318명 중 절반 이상은 본교의 설립자를 몰랐다. “본교의 설립자는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에 ‘베어드’ 또는 ‘배위량’이라고 답한 학생은 143명으로 약 45%였다. “본교의 설립연도는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에는 약 20%(64명)에 해당하는 학생만이 ‘1897년’이라고 답했다. 본교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자진폐교에 대해서도 약 75%의 학생들이 모르고 있었다. “본교가 자진폐교를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를 묻는 질문에 ‘신사참배’라는 단어를 언급한 학생은 전체의 약 25%(78명)에 불과했다. 이어 “본교는 몇 년도에 재건됐습니까?”를 묻는 질문에 는 약 3%(9명)의 학생만 ‘1954년’이라고 답했다. 또한 약 96%(306명)의 학생들은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발족시킨 ‘김양선’을 알지 못했다. “본교에 3,600여 점의 유물을 기증하여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발족시킨 사람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에 정답을 쓴 학생은 약 4%(12명)에 불과했다. 36명의 학생은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발족시킨 사람을 ‘한경직’이라며 오답을 썼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한경직기념관이 떠올라 한경직이라 썼다.”고 말했다. 숭실이라는 이름을 지은 박자중을 아는 학생은 318명 중 단 한 명도 없었으며, “본교 출신의 민족 운동가를 아는 만큼 기술해 달라”는 질문에는 0명이 58%, 1명이 25%, 2명이 12%, 3명이 5%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마저도 본교 건물명에 쓰인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 학생들은 △조만식(108명) △한경직(27명) △안익태(20명) 순으로 응답했다. 현재 본교 건물명으로 쓰이지 않은 사람을 적은 학생은 ‘김현승’을 적은 2명과 ‘윤동주’라고 답한 1명 등 총 3명뿐이었다.

학교 역사 교육은 ‘부재중’

  질문에 참여한 학생 중 본교에서 학교 역사 교육을 받은 학생은 약 38%(120명)에 불과했다. 또한 이들 38%(120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118명의 학생이 1학년 교양 필수 과목인 ‘현대인과 성서’ 수업에서 들었다고 답했다. 공대 ㄱ군은 “1학년 교양 필수 과목인 현대인과 성서 수업에서 설립자와 설립연도 등의 역사에 대해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인과 성서’는 본교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수업은 아니다. 교수의 재량에 따라 학교 역사 교육을 커리큘럼에 포함시키고 있다. 자연대 ㄷ군은 “현대인과 성서 교수님이 학교 역사에 대해 전혀 가르쳐주지 않았고, 기독교 역사 등에 대해서만 배웠다.”고 말했다. ‘현대인과 성서’ 외 현재 본교에서 운영 중인 학교 역사 수업은 교양 선택인 ‘숭실과기독교’와 ‘한경직 리더십’으로 총 2과목뿐이다. 역사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120명을 대상으로 “수업에서 받은 역사 교육이 본교 역사를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나요?”라고 질문한 문항에서는 △1점: 9명 △2점: 33명 △3점: 40명 △4점: 24명 △5점(만점): 14명으로 답해 평균 3.0점을 기록했다. ‘현대인과 성서’에서 학교 역사 교육을 받았다는 사회대 ㄹ군은 “본교 역사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으로 진행된 수업도 아니었고 기독교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수업 시간에 잠깐 역사를 언급하는 정도라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 모두 쪽지 시험 때문에 몇 가지만 외우는 것일 뿐 학교 역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기에는 역부족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베어드학부대학 정달영 학장은 “본교 역사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역사 교육을 전혀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베어드학부대학에서는 오리엔테이션 때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본교 역사에 관한 영상물을 보여주고 있으며, ‘숭실과기독교’와 ‘한경직리더십’ 과목에서 본교의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학장은 “본교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취업 준비 등으로 바쁘다 보니 학교 역사에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이부족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학교 역사 교육 강화시킬 계획”

  현재 베어드학부대학은 학교 역사 교육을 위한 교양 과목 개편을 논의 중이다. 정 학장은 “교양 과정 개편을 준비 중이고 본교 역사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본교 역사 교육 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실적으로 한 학기 내내 본교의 역사에 대해서만 수업하는 과목을 개설하기는 어렵다.”며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단기 학교 역사 교육 과정을 만들거나 현대인과 성서 등의 교양 필수 과목에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베어드학부대학 김선미 팀장 역시 “교양 과정의 개편과 함께 학생들에게 의식 변화를 줄 방법들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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