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유학생 유치, 인지도 부족… 탈락률 20%의 오명

   2010년 약 400명, 2011년 105명, 2012년 1학기 89명. 외국인 유학생들이 본교에 꾸준히 입학하고 있다. <숭실 2020 발전계획>을 살펴보면, ‘외국인학생 유치 활성화’ 항목이 제시돼 있다. 이는 본교가 외국인 학생들을 활발히 유치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교는 2010년부터 외국인 유학생을 대폭 들여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이 타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알리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중도 탈락률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본교의 유학생 중도 탈락률은 서울권 10개 대학 평균인 4%보다 3배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학생 중도 탈락률은 2010년에는 20%를 넘었고, 2011년에는 13.2%, 2012년에는 12.5%로 집계됐다.

 

 

 

무분별한 외국인 유치, 중도 탈락률 높여
   현재까지도 이렇게 높은 탈락률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2010년 유학생 선발기준을 마구잡이로 적용해 외국인 유학생을 뽑았기 때문이다. 본교는 국제화 역량 강화를 목표로 지난 2010년 유학생 수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펼쳤다. 따라서 해당 연도에는 약 400명의 유학생이 대거로 입학했다.


   하지만 당시 유학생 인원 모집에만 급급해 선발과정이 미흡했다. 본보 1065호에 따르면 유학생 입학 조건에 한국어능력시험(TOPIK) 급수 기준은 없었으며, 한국어교육기관 수료 인증서만 가지고도 입학 지원 자격으로 인정됐다. 이런 느슨한 심사기준은 2010년 유학생 중도 탈락률이 20%를 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2011년 12월에 실시된 교육부의 ‘2011년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 평가에서 최하위 5% 대학으로 선정되며 비자발급제한대학으로 분류된 바 있다. 외국인유학생센터(이하 외국인센터)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중도 탈락률이 높은 이유는 2010년에 입학한 유학생들이 자퇴를 하면서 그 영향이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인지도 낮은 본교, “인정받기 힘들어”
   유학생들이 중도에 자퇴하는 비율이 높은 데 있어서 본교 인지도 문제도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학생들 사이에서 대외적으로 낮은 본교의 지명도로 인해 본교를 자퇴하고 타 대학 편입을 선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사회대에 재학 중인 유학생 A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학교는 브랜드화 되어있으며 중국에서도 그 명성을 인정받아 입학을 선호하는 대학들이다.”라며 “하지만 우리 학교는 순위권에서 벗어나 있어, 본국에서 인정받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글로벌통상학과에 재학 중인 유학생 B는 “자국에서 본교의 인지도가 낮아 다른 곳으로 편입하려고 숭실대를 그만두는 유학생들이 꽤 있다.”며 “숭실대를 아는 중국 기업체들이 없어, 인지도도 높고 취업에도 도움이 되는 학교로 편입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교보다 타대의 교육의 질이 더 좋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아직 유학생 사이에서 본교가 인지도 면에서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에 외국인센터 관계자는 “본교가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실시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인지도 문제로 학교를 떠나는 유학생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뒤늦은 유학생 지원책, 이미 엎질러진 뭃
   비자발급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를 입은 본교는 유학생 중도 탈락률을 낮추고 학교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주기 위해 지난해 외국인유학생센터를 신설했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었다.


   타대학들은 일찍부터 유학생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왔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외국인지원센터를 2009년도에 설립해 외국인 유학생들을 일찍부터 지원했으며, 경희대학교 또한 2008년 외국인지원센터를 만들어 유학생들에 대한 대학 생활의 서비스 지원 활동을 도왔다. 이들과 달리 본교는 교육부의 인증제에서 하위 대학에 선정된 이후에나 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집됐다. 여기서 논의된 내용에 따라 2012년 4월에 대외협력처 산하 기구로 외국인 유학생을 집중 관리하는 센터가 신설됐다. 그로 인해 외국인 학생 유치 및 관리 업무가 강화됐고, 유학생 밀착 관리 및 상담 등의 각종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하지만 분명 국제화 역량 강화 목표를 일찍부터 갖고 있었지만 타대학에 비해 유학생 지원 사업이 매우 늦은 것은 사실이다.


당사자도 모르는 무용지물 프로그램
   유학생들의 중도 탈락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은 계속 운영되고 있지만, 유학생들 일부는 이에 무관심하거나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 사이에서 프로그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외국인센터는 유학생의 이탈율을 축소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외국인센터상시 상담 △외국인 유학생 전담조교를 통한 상담 △교내 학생상담센터와 연계 심층 상담 △진로지도교수제를 통한 정기 상담 등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또한 원어민 상담 교수제를 통해 중국인 유학생 전원이 대학 생활에 대한 개별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의 문화체험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중도 탈락률을 낮추려는 방안들을 실시해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상대에 재학 중인 유학생 C는 “외국인센터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이용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이용해볼 생각이 딱히 없다.”며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우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유학생 A도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적이 없으며, 심지어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유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은 꾸준히 개발되고 있지만, 정작 대상자들을 위한 홍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외국인센터는 생긴 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아 유학생들의 요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센터 관계자는 "현재 중도 탈락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으나 외국인센터가 신설된 지 얼마 안 돼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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