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가 2013년의 마지막 날 개봉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LIFE 잡지사에서 포토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월터 미티’다. 그는 특별한 경험 한번 해 본 적 없지만 습관처럼 자신만의상상에 빠지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전설의 사진작가가 잡지사의 마지막 발행 표지를 위해 보낸 25번 프레임 사진이 사라진다. 그 사진을 찾기 위해 월터는 연락이 닿지 않는 사진작가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그동안의 상상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많은 모험을 통해 자신의 삷을 가득 채워 간다.

  이 영화의 매력과 몰입도는 크다. 노출되어 본 적 없는 환경과 경험에 스스로 뛰어들어 어려움들을 마주하고, 그것을 헤쳐가면서 더 풍부하고 단단한 인간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보며 어느새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인공 월터처럼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회인들에게도 그러하겠지만 특히 대학생들에게는 더욱 솔깃할 것 같다. 입시라는 높은 산을 넘으면 취업이라는 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그 산을 이미 오르고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배낭여행을 계획하는 것처럼 가끔은 일탈을 해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학점, 어학성적, 봉사활동, 공모전, 인턴, 동아리, 어학연수 등 갈수록 늘어가는 항목을 채워가는 방법으로 우리는 각자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지금과 다른 모습의 대학생들이 있었다. 평가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지만, 프랑스 68혁명은 억압적이고 고루한 사회 관습을 뒤바꾼 문화혁명으로서 프랑스는 물론이고 세계사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들의 선배님들이자 부모님 세대의 대학생들은 대통령 직선제와 같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얻어냈다. 물론 지금은 그 당시의 사회 상황과는 많이 다르지만 사회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예전의 대학생들이 나는 멋있다.

  라이언 맥긴리의 ‘청춘’에 관한 사진전이 인기다. 월터의 모험을 본 다음날 다녀와서 그런 것인 지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보게 됐다. 청춘들의 자유와 열정‚ 그리고 해방 등이 강렬히 느껴졌던 것 은 사진 속 인물들이 나체여서도 아니고 사진 설명 때문도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를 포함한 청춘들이 정해진 틀과 여러 족쇄에 매여 있지만 우리의 내면 어딘가에도 존재하는 모습들이기에 공감과 울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