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에는 현실성과 비현실성이 공존한다. 유토피아와 같은 낭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한계는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 하라)"을 외치는교사 키팅이 있기에 가능하다. 전통, 명예, 규율, 최고를 덕목으로 하는 명문고 웰튼의 졸업생이기도 한 키팅은 그 자체로 초월적인 존재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사고의 틀을 깨부수는 키팅의 행위는 현실과 지극히 동떨어져 보인다. 단순히 참교육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교사로 키팅을 바라보기에 현실은 가혹하다. 연극배우로서의 꿈을 펼치려고 했던 학생 '닐'의 결말이 자살로 막을 내린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결국 자유와 이상에는 한계가 따르며 키팅은 실패한 교사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변화를 위한 키팅의 시도 그 자체에 있다.

  키팅의 교육은 분명 아이들을 바꾸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키딩 선생의 옛 서클을계승하여 학교 뒷산에 있는 동굴에서 모임을 갖는다. 영화 속 동굴은 자궁과도 같은 공간이다. 아이들은 동굴 속에서 시를 낭송하고, 춤을 추며 스스로도 몰랐던 자아 정체성을 키워나간다. 머지않아, '닐'의 자살로키팅이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지만 라스트씬은 키팅이 걸어왔던 길이 옳았음을 보여준다. 한 명씩 책상에 올라가 키팅을 내려다 보는 짧은 장면은 키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냄과 동시에 아이들이 비로소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키팅의 진정성 있는 교육은 최고가 되는길 밖에 몰랐던 아이들을 성장 시켜 준 것이다. 결국 시와 미, 낭만과 사랑은 수단이 아니라 '삶의 목적' 그 자체이며 그렇기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치이다 보면 잃고 싶지 않은 것을 잊고는 한다. 이 영화를 통해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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