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윈터 솔저>는 70년의 시간을 잠들어 있던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가 잠에서 깨어난이후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70년의 기억을 가진 캡틴 아메리카는 21세기의 쉴드 요원으로서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 다만, 현재에 홀로 남겨진 그에게 따르는 것은 필연적인 고독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그의 전투복이 보여주듯, 세상은 그가 가진 신념보다는 안주와 보호를 우선으로 한다. 잘못된 것을 잘라내기 보다 그 속에 대의를 숨긴다. <윈터솔저>가 여타 히어로 무비와 차별화 되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안주와 보호 속에 피어나는 정치적음모. 즉, 액션이 바탕된 평범한 히어로 무비에 음모, 정치 스릴러가 접목되었다는 것이다. 1940년대의 이상주의자 캡틴이 겪게 되는 혼란 역시 이 때문에 입체적이다. 명예, 희생과 같은 구 시대의 신념을 믿어온 캡틴 아메리카에게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혼란 그 자체이다. 세계 평화를 방패삼고 있는 적의 행동을 정치적 음모로 단정짓기까지 역시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캡틴 아메리카의 고뇌는 인간적이다. 절대적인 히어로의 모습이 아닌, 전편보다 더 공감 가는 인물로서 그려진다. 한바탕 갈등을 거치고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돌아온 히어로를미워하기란 힘들다. 돌아온 캡틴 아메리카의 흥행과 재조명이야말로 필연적인 일이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