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혹시 KCU 컨소시엄 강의 들어봤니?”, “아 그 꿀강의? 들어봤지. 이번학기에 꼭 수강신청 성공해야” 수강신청 기간에 본 기자의 친구들이 나눈 대화이다.

  KCU 컨소시엄이란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으로 전국 73개 대학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격교육 기구다. 2014학년도 2학기 본교에서는 5개 과목의 1771명의 학생이 KCU 개설과목을 수강 중이다. KCU과목은 적게는 1학점에서 많게는 3학점까지 주어지는 정식 수업이기에 출석과 시험이 공정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먼저 출석인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 인터넷 강의들은 집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강의보다 출석이 쉽다. 그러나 KCU 컨소시엄 과목은 출석이 쉬워도 너무 쉽다. 강의를 재생했다가 바로 꺼도 출석이 인정된다. 본 기자의 지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강의를 켜고 출석이 인정되는 화면이 나오면 바로 끄거나 강의를 켜놓고 다른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을 위해선 강의를 들어야 하지만 그 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험문제가 전년도와 똑같이 나오는 과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 강의는 친구들끼리 함께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도 많다. 시험시간이 되면 서로 의논하며 문제를 풀고 답을 공유하는 학생이 많아 KCU 과목 시험을 혼자 응시하면 ‘바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KCU 컨소시엄 강의도 엄연한 정식 수업이다. 하지만 서로 답을 공유하며 시험을 보고, 수업을 듣지 않아도 출석이 인정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 강의를 공정한 수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인터넷 강의 중간 출석체크를 다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강의실에 모여 주어진 시간 안에 시험을 보도록 하는 것이 KCU 과목을 정직하게 수강하는 학생들을 ‘바보’로 만들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