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 개교 120주년이 3년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0일(금)은 숭실 개교 117주년이며 재건 60주년을 맞이하는 개교기념일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대학, 수많은 민족운동가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학, 하지만 지난 해 설문결과 숭실 역사에 대한 재학생의 의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실시했던 설문과 올해의 설문을 비교해 본교 역사에 대한 재학생의 의식이 얼마만큼 개선됐는지 알아보고자 본지는 지난 8일(수)부터 10일(금)까지 3일 동안 220명의 본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지난해와 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요란하지만 빈수레
 
  본지가 올해 지난해와 같은 질문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우리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자부심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 역사에 대한 교육을 수업에서 받은 적이 있나요?”라는 물음에 127명의 학생이 “있다”라고 답했고 92명의 학생은 “없다”고 답했다. 본교 역사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127명 중 83%의 학생이 교내에서 실시된 역사교육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본교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어느 정도 느끼시나요?”라는 질문에는 △1점: 17명 △2점: 27명 △3점: 84명 △4점: 67명 △5점: 24명으로 평
균 3.2점을 기록해 지난해 2.8점보다 0.4점 상승했다. 하지만 “본교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는 △1점: 40명 △2점: 89명 △3점: 66명 △4점: 21명 △5점: 3명 등으로 평균 2.3점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유지호(경영·2) 군은 “우리 대학의 역사에 대해서 현대인과 성서 과목을 통해 배우긴 했지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국 최초의 근대 대학이며 많은 민족지도자를 배출했기 때문에 우리 대학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맞췄지만 관심 있어서는 아니다
 
  이번 설문결과에 따르면 “본교에 3600여 점의 유물을 기증하여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발족시킨 사람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과 “숭실이라는 이름을 명명한 사람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제외한 나머지 4가지 질문에서 지난해보다 정답률이 상승했다. 상승률은 각각 △“본교의 설립 년도는 언제인가요?”: 15% △“본교가 자진 폐교를 한 이유를 적어주세요”: 23% △“본교는 몇 년도에 재건됐을까요?’: 16% 등 이다. 특히 “본교의 설립자는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의 정답률은 45%에서 70%로 크게 증가했다. 이중 “본교의 재건 년도는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정답을 써낸 재학생들 중 대부분은 본교의 역사교육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아니라 교내에 설치된 플래카드를 통해 올해가 재건 60주년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발족시킨 사람과 숭실이라는 이름을 명명한 사람에 대한 질문의 정답률은 여전히 저조했다. 기독교박물관을 발족시킨 사람이 ‘한경직 목사’라고 답한 윤지수(정보사회·1)은 “기독교박물관이 한경직 기념관 옆에 위치하고 있고 본교에서 기독교에 관련된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 한경직 목사이기 때문에 한경직 목사의 이름을 적었다.”라고 밝혔다. 또 “숭실이라는 이름을 명명한 사람은 누구인가요?에 대한 질문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정답률 0%를 기록했다. 
  오유원(통계·2) 양은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발족시킨 사람은 알고 있지만 숭실의 이름을 명명한 사람은 몰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대학의 역사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됐다. 하지만 두 문항을 틀리고 나니 학교 역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함을 느끼게 됐다.”라고 밝혔다.
 
   
   
 
  건물 이름이라서 적었는데…
 
  본교 출신 민족운동가에 대한 지식도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 출신의 민족운동가를 아는 만큼 기술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한 명도 맞추지 못한 학생은 17%(37명), 한 명만 맞춘 학생은 28%(60명), 두 명을 맞춘 학생은 24%(52명), 세 명을 맞춘 학생은 25%(54명), 네 명을 맞춘학생은 5%(11명)로 집계됐다. 정답으로 거론된 인물들의 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본교의 건물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는 △조만식: 101명 △한경직: 34명 △안익태: 29명 △김형남: 8명 등이 가장 많았다. 안익태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나뉘었다. 안익태 선생은 친일 논란이 있기 때문에 민족운동가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을 전한 학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길(행정·2) 군은 “안익태 선생은 애국가를 작곡한 사람으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김형남 박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라며 “형남공학관을 통해 공학에 관련된 사람이란 사실은 알았지만 해방을 위해 힘쓴 독립운동가였다는 점은 이번 설문을 통해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설문에서는 건물명으로 쓰이지 않고 있는 인물 가운데 ‘김현승’과 ‘윤동주’만 거론됐지만 이번 설문에서는 △박희도: 3명 △김창준: 2명 △손정도: 1명 등 3명의 이름을 답으로 쓴 학생도 나왔다.
 
  본교 역사교육,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설문에 따르면 “본교의 설립자는 누구인가요?라는 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에서 정답률이 50%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혜란(철학·4) 양은 “우리 대학뿐 아니라 다른 대학도 역사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지만 숭실은 한국 최초의 근대 대학이기 때문에 다른 대학처럼 역사교육에 소홀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대학 측에서만 노력한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재학생들도 학교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역사교육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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