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험기간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주야를 막론하고 환하게 불빛을 밝히던 도서관과 밤새도록 도서관을 드나들며 시험공부에 매달렸던 학생들의 노고도 어느덧 종착역에 도착해온다. 학생들은 학생들 나름대로, 또 이런 학생들과 함께였던 사람들의 지난 2주간의 시간을 돌이키며 한숨을 돌릴 시점이 돼버렸다. 지난 시간, 숭실의 밤을 지키던 학생들이나, 학생들과 함께였던 사람들 모두, 바로 숭실을 지키는 숭실인이였다. 교정 곳곳에서 밤늦게까지 자신의 역할을 지키던 숭실인들을 보면서 같은 숭실인으로서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느껴지는데... 늦은 시간에도 묵묵히 숭실의 밤을 지키던 그들을 만나보자.
편집자주





1 자율순찰대의 이름을 걸고! 


자율순찰대는 학내 소란을 방지하고 불법 현수막·과고 정리하는 등의 전체적인 캠퍼스 관리하는 일을 하고, 현재 한 조에 6명 총 5조로 약 30여명이 활동하고 있어. 순찰은 45분 캠퍼스관리하고 15분 쉬는 식으로 하루에 4시간 정도 일하니까 캠퍼스를 하루 4번 도는 셈이지. 자율순찰대 활동하면서 힘든 점을 굳이 꼽자면, 늦은 시간에 일한다는 점과 캠퍼스 안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는 친구들을 만날 때 조금 괴롭다는 점 정도가 있어.

 난 활동한지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상대하기 힘들 정도로 만취한 사람이나 특별한 경험들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오래 활동한 분들은 자율순찰대 일을 하면 재밌고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내가 본 우리학교 캠퍼스는 타대에 비해 조용한 편이라고 생각해.

 에피소드가 있다면 교복을 차려입고 우리학교 캠퍼스까지 들어와서 담배를 피고 있는 중학생들을 만난 일(?). 법대 뒤편 으슥한 구석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좀 황당하더라고. 힘들지만 자율순찰대 일을 하는 것도 깨나 보람되고 재밌는 것 같아. 남자라면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 유단자들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신체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니 한번 쯤 도전해보는 것도. 단, 여학생은 할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최선(국제통상·3)

 

2 과제는 돌고 돌아 시험기간에도 

 


시험기간에도 과제에 팀 프로젝트에, 시험기간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오히려 이곳에 더 집중을 했던 것 같아. 물론 중간고사 대체로 하는 과제도 있지만, 팀 프로젝트는 그렇지 않아서 솔직히 시험기간과 겹치는 날에는 몸이 두개라도 모자를 지경이야. 토론을 하면서도 시험공부가 생각나고 부족한 시험공부를 생각하자니 토론 발제가 생각나게 되지. 솔직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그래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고생하니깐 내가 게을러 질 수는 없어.


시험기간이 아니라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빈 강의실에 모여서 친구들과 토론 발제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그 나눈 의견을 정리하는 과정을 매번 가지면서 오히려 같은 조 사람들끼리 돈독해져서 어떤 면에서는 토론이 즐거울 때가 있어. 물론 시험기간에 겹치지만 않으면 말이지…


토론은 밤 9시 넘어서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늦으면 10시를 넘는 경우도 있어. 너무 늦어지면 집에 귀가하는 데에 차질이 생길까봐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메신저를 통해 마무리 짓지 못한 결론들을 내곤 해. 적어도 이 주일에 한 번씩은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게 되는 거지.


그래도 뿌듯한 점은 토론 과정을 통해 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비교해 보면서 좀 더 다른 시각을 배울 수 있는 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 점을 느끼게 된다면,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토론이 그다지 피곤하진 않을 거야. 

박모군(경영·2)


 

3. 내 안에 학생들 있다!


내가 심야근무를 서는 곳은 벤처관인데 철야로 일을 하다보면 내가 다 뿌듯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어. 예를 들어 12시에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학교 규정이지만, 시험기간이나 밤늦게 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렇게 하기가 참 힘들어. 요새는 다들 열심히 공부를 하니 학생들을 생각해서라도 다만 1시간이라도 더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지. 특히나 벤처관에는 기도실이 있는데 진짜 열심히 기도를 드리는 학생들을 보면 그 모습에 규정 시간에 어긋나더라도 열심히 기도하는 학생을 우선으로 생각하게 돼. 요새들어서 시험기간과 겹치다 보니 기도를 더 열심히 드리는 학생들이 있는데 마음이 짠하기도 하지.


야간근무를 서다보면 별의 별 경우가 다 있지. 컴컴하고 빈 강의실이라 그냥 지나치다가 인기척이 들려 가보면, 역시 젊음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우리 학생들이 빈 강의실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돼지. 그땐 예의상 모른 척 하고 지나갈 수밖에 없어(웃음). 가끔 학생들에게 “가야겠지?”라고 넌지시 이야기 하면 학생들은 얼굴이 빨개져서 달아나는데 또 학교에서 마주치면 인사도 더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 같아.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몇 가지가 있어. 요새 같은 시험기간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도 물론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는 점이야. 특히 시험기간에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는 경우는 친구들을 생각해서 한 번더 생각을 해줬으면 하지. 심하다 싶으면 이야기를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줘.


아참, 이건 학생들이 알아둬야 하는 건데, 학교의 도난사건은 아무래도 예방이 최우선인 것 같아. 아무리 개인사물함이 있더라도 그곳에 노트북과 같은 중요물품을 넣어두는 건 위험해. 개인사물함에서까지 도난사건이 있으니 말이야. 그런 점은 학생들이 유의해뒀음 좋겠어. 그리고 사소한 담배 불씨가 큰 화재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세심한 배려를 해줬음 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이 가장 좋을 것 같기도 하지.


학생들이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스스로가 뿌듯한 적이 많아. 살아보면 지금 아니면 안 될 것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학생은 아무래도 공부가 우선시 되는 것 같아. 지금 충실히 한다면 훗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자기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야. 이게 내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지.

 (벤처관 심야근무 김동식 경비원님)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