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은 처음 첫인상이라는 제명으로 출판의뢰를 했지만 거절당하고, 이후 원고를 다시 써서 오만과 편견이 되어 출판되었다고 한다.

  이는 문창과 수업에서 들은 이야기다. 교수님께서 바람둥이에는 서사적 바람둥이와 서정적 바람둥이가 있다고 하셨다. 서사적 바람둥이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상대를 소유하려 하고, 서정적 바람둥이는 상대를 소유하려 하진 않지만, 상대에게 항상 자신의 이상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교수님은 사랑을 할 때나 소설을 쓸 때나 두 태도 모두 좋지 않다고 하시면서 서정과 서사를 적절히 섞는 게 좋다고 말씀하셨다. 사랑을 할 때는 왜 그런지 가만히 생각해봤다. 결론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 사랑을 하는데 꼭 필요하기에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게 오만과 편견을 없애는 길이다.

  주인공 엘리는 평범한 여자인데, 다른 여자들을 낮게 평가한다. 어느날 그녀는 옆집에 사는 백작의 친구인 세바스찬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품위 있지만 오만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대한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깨닫고 그의 진실한 사랑을 받아들인다. 오만과 자신감은 한끝차이인 것 같다. 오만은 자신이 그것에 매달려서 표현하려고 할 때 나타나고, 자신감은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묻어나오는 충만한 뭔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감은 꼭 필요한 것이다. 거기에 의존하게 되면 그건 이제 오만이고. 그런데 웃긴 것은, 신여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가 결국 결혼하여 순응하며 사는 일이다.이는 시대적 배경을 못 벗어난 일이다.

  이 작품이 세상 밖에 나오기까지 한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읽히는 이유는 그 책이 오만과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슬프지만, 비록 사랑이 나와 먼 이야기라 할지라도, 앞으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연애를 하게 된다면.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