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수), 본교는 교육부가 전국 368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학년도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1단계: 서면평가 △2단계: 현장 방문평가 △3단계: 종합평가 단계로 진행되는 평가는 △장애학생 선발 △교수·학습 △시설·설비 3개의 영역의 점수를 측정한다. 그 후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은 학교 순서대로 △최우수(6%) △우수(10.6%) △보통(29.1%) △개선요망(54.3%) 등급을 부여한다. 본교는 서강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등 22개교와 함께 최우수 대학에 선정됐다.

  본교가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2008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러한 결과는 장애학생에 대한 본교의 꾸준한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특히 본교가 강점을 보인 것은 시설‧설비 분야다. 보도 및 접근로의 바닥 재질을 아스콘으로 시공해 휠체어가 미끄러지지 않게 하고, 높낮이도 조정해 통행의 불편함을 제거한 점과 건물 입구 쪽 바닥재의 색상과 질감을 달리하고 계단 앞에 점자블록을 까는 등 장애학생에게 건물의 존재를 알리려고 한 것에 신경 쓴 점, 그리고 다양한 장애학생 편의시설을 통해 장애학생의 휴식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한 점 등을 근거로 시설·설비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장애학생의 수업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도 있어…

  본교는 시설·설비 분야 외에도 장애학생들을 위한 학습·문화 지원을 다양하게 진행해왔다. 지난해 4월을 기준으로, 본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은 △뇌병변장애: 10명 △시각장애: 4명 △지체장애: 14명 △청각장애: 5명으로 총 33명이었다. 각자가 가진 장애가 달라 이에 맞는 지원도 각기 다르다. 본교는 청각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PMP를, 시각장애학생을 위해서는 △녹음기 △확대경 △인쇄용 리드이지 무브(ReadEasy Move) 등을 대여해준다. 뇌병변장애 및 지체장애학생에게는 △휠체어 △워커 △확대 키보드 등을 빌려준다.

  이외에도 수업에서 장애학생을 위해 자리를 배치하거나 교재를 사전 제공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도우미 학생이 필기 및 의사전달을 도와주고, 과제의 제출기한을 늘려준다. 시험의 경우 답안지 작성이 어려운 학생은 따로 구별된 공간에서 컴퓨터로 응시할 수 있게 하며 시험 응시시간도 비장애학생들보다 길다.

 

편안한 휴식 공간, 즐거운 문화생활

  장애학생들은 ‘장애학습지원센터’를 자주 방문한다. 조만식 1층에 위치한 지원센터에서 장애학생들은 과제를 하거나 보드게임을 하며 휴식을 취한다. 때로는 서로 진솔한 이야기도 나눈다. 이를 통해 친해진 학생들은 함께 학교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취업프로그램을 통해 장애학생 선배들로부터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캄보디아, 필리핀 등으로 해외봉사를 가기도 한다.

  뇌병변장애학생 김태호(행정·13) 군과 시각장애학생 조원석(사회복지·14) 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 군은 “해외봉사를 라오스로 다녀왔고 학교에서 장애학생들 대상으로 주최하는 모임 및 야외활동에도 매번 참가한다. 덕분에 즐겁고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느낀다.”며 “이에 학생들의 참여도 많다. 매번 참여하는 15~20명 중 10명 정도는 장애학생이다.” 조 군 역시 “(학교의 지원이 많아)불편함은 딱히 없다. 특히 수업을 듣는데 도우미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 편하고, 수업이 끝난 뒤 센터에서 편하게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아직 더 발전해야 할 부분 존재해…

  이렇게 장애학생들을 위한 지원은 충분한 것 같지만, 여전히 교육환경 및 시설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먼저 수업시간의 장애학생 도우미 학생과 관련된 제도에 문제가 있다. 기존의 도우미 학생은 원하는 학생이 봉사센터에 직접 신청하던 방식이었으나, 이것이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수업시간 외 시간의 봉사만 근로시간으로 인정되게 됐다. 그러나 다른 근로와 달리 장애인 도우미는 보통 같은 과의 학생이 같은 수업을 들으며 필기를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결국 도우미 학생이 근로를 하면서도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봉사센터의 이기문 팀장은 “제도의 불합리성을 느껴 계속해서 한국장학재단에 이와 같은 사항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지체장애학생 최도혁(사회복지·13) 군은 “도서관 입구의 휠체어를 타고 올라가는 접근로가 좁고 난간도 부실해 잘못하면 떨어질 것 같아 무섭다.”고 이야기했다. 교내의 많은 건물은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해 지어졌지만, 일정규모 이상 건축물은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나 점자블록·승강기 등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법」 개정(2007년) 전에 지어진 도서관 등의 몇몇 구건물은 장애학생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본교는 이를 고려해 장애학생의 이동경로 및 수업공간을 최대한 신축건물로 배정하고 있으나, 일부 교수들은 구건물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도우미 학생 박해준(경영‧12) 군은 “예전에 거동이 불편한 장애학생이 듣는 수업이 미래관에 배정됐다. 그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3층까지 업고 올라갔다. 미안했는지 장애학생이 수업을 취소했었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의식 신장도 필요해

  학교의 지원뿐만 아니라 주변 학생들의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 신장도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시각장애학생 수업 보조를 위해 속기사협회에서 파견된 전문 속기사 방재원 씨는 “일부 학생들이 시각장애학생과 함께 다니는 안내견을 만지거나 음식을 먹이고, 사진을 함부로 찍거나 관심을 끌려고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이 장애학생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학생들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듣고 개정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에서는 ‘장애학생 전용 엘리베이터와 화장실을 비장애학생들이 함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장애인 표시를 제대로 달자.’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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