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이른바 ‘열정페이’가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열정페이란 무급 또는 저임금으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다. 그런데 이 열정페이라도 좋다며 사서 고생을 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그렇다고 이 학생들을 동정하거나 비난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청춘을 헐값에 팔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열정페이도 회사와 근로자 간의 협의를 통해서 이뤄진다. 강제적으로 노동을 강요받는 것은 아니다. 사전에 고생과 급여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학생들은 사서 고생을 한다.

  본 기자도 식대와 교통비만 받는 조건으로 아트센터에서 공연진행 보조를 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조건을 알고 있었지만 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일을 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부터 면접까지 꼼꼼히 준비했다. 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아니라 세계적인 예술가를 가까이서 만나고 공연예술과 관련된 실무를 현장에서 배우는 일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눈앞의 손익에 목매지 않고 한 가지에 몰입해 빠져보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이를 기회로 하여 자신이 원하는 직종에 대한 전문성도 얻을 수 있다.

  높은 열정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사라져 없어지지 않도록 해당 기관은 그들의 열정에 맞는 일을 시켜야 한다. 허울 좋은 공고로 대학생들을 홀려놓고, 정작 우편발송과 복사와 같은 잡무만 시키곤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학생들이 열정페이에 상처받는 이유는 낮은 임금보다도 아무리 열정을 다해도 자신의 역량이 숙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학생들도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곳에서는 빨리 발 벗고 나와야 한다. 지금 열정을 쏟는 일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같이 10년을 해도 편의점 점주가 될 수 없는 일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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