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이 지나간다. 숭대시보에서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가정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가족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도록 6명의 학우들을 선정하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족이란 "가장 가까이에서 상처를 주는 존재"라는 말이 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변함없이 날 지지해줄 것 같지만, 이 관계도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유지되지 않는다. 애증을 넘어서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전태일 (철학·11)군

  가족구성원이 어떻게 되시 나요? 부모님과 큰 누나, 그리고 작은 누나가 있어요.

  누나가 두 명이나 있는데, 어떤 좋은 점이 있나요? 자라면서 외롭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집이 항상 시끌벅적했거든요. 그리고 누나들이 챙겨주는 것 이 많았죠. 옷이나 밥을 사주고, 생일도 챙겨주고요. 때로는 용돈도 주고요…. 물론 어릴 땐 저를 많이 부려 먹었지만요. 그리고 지금은 연애 문제로 고민할 때는 상담도 해주는 등 인생 선배도 돼 줘요.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올해 여름에는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가고 싶어요.

  가족들에게 서운했던 일이 있나요? 군대 훈련소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40km 행군을 마치고 생활관으로 돌아왔는데 편지가 왔다 길래 기쁘게 받았죠. 그런데 가족들이 모두 중국으로 여행을 와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저렴한 항공편이 있어서 갑작스럽게 가게 되었다고 했는데, 저에겐 아무 말도 안 하다가 갑자기 편지 로 그 사실을 알려 충격이었어요!

  전태일 군에게, 가족이란? 가족이란 ‘같은 우리를 쓰는 동물들’이다.

  

  김도연 (정통전·14) 양

  가족구성원이 어떻게 되시나요? 부모님과 저와 언니로 이뤄져 있어요.

  언니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언니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로 좀 멀어진 것 같아요. 그래도 서로 기분이 안 좋을 때 기댈 수 있어 서 좋아요.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한강에 나가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곤 해요.

  가족들과 함께 했던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아빠 생신이었던 날 엄마 운전 연습도 할 겸 임진각으로 가족 여행을 간 적이 있었어요. 마침 전통놀이 축제를 하고 있어서 아빠랑 마주보면서 널뛰기한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언니랑 비석치기를 한 경험도 소중하고요.

  가족들에게 미안했던 일이 있나요? 작년 겨울에 선물로 받은 공학용 계산기가 고장난 적이 있어요. 아빠가 고쳤다며 책상에 두시고는 자랑스레 얘기하셨는데, 그날 기분이 안 좋아서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대답도 안 했던 일 이 아직도 속상하고 미안해요.

  김도연 양에게, 가족이란? 가족이란 ‘쉽게 끊어지지 않는 낚싯줄’이다.

  이지은 (영화예술·15) 양

  가족구성원이 어떻게 되시나요? 부모님이 계시고, 제 밑으로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자매가 있어서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이 있나요? 여동생이 연년생이라 자주 싸워요. 한번은 새 옷을 사왔는데 제가 입어보기도 전에 먼저 입고 나간 일도 있어요. 하지만 좋은 점이 훨씬 많아요. 그 중에서도 고등학교 시절 작품을 찍을 때면 동생이 배우로 출연해주기도 했어요. 저는 영화 연출을 하고 싶은데, 동생 꿈이 배우거든요.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도움이 돼요.

  부모님에게 죄송했던 일이 있나요? 고등학교 1학년 때 공원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셨던 일이 가장 후회돼요. 누군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 아저씨들이 저희를 파출소로 데려가서 부모님을 불러 오셨어요. 화가 나신 엄마가 제 머리를 싹둑 자르셨는데, 죄송해서 엄청 울었어요.

  부모님께 가장 부탁드리고 싶은 일은? 저희 아빠는 제가 아직도 모태솔로인 줄 아세요. 이제는 연애를 허락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지은 양에게, 가족이란? 가족이란 ‘가장 작은 따뜻한 사회’다.

 

  이준한 (정통전·12) 군

  가족구성원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희 가족은 부모님과 큰 누나와 작은 누나, 그리고 저로 이뤄져 있어요.

  누나가 두 명 있는데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좋은 점부터 말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심심한 적이 없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누나들이 사회로 먼저 진출해 있어서 취업과 관련 된 조언을 집에서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다만, 친한 친구들이랑 집에서 놀고 싶을 때가 있는데 누나들이 있다 보니 자유롭게 놀지 못하는 것이 불편해요.

  가족들과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해외여행을 다 같이 가보고 싶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 어머니가 제가 성인이 되면 가족들 모두 해외로 여행 한번 가자고 했어요. 제가 20살이 되고 해외여행을 갈 기회가 생겼는데, 아버지가 일이 바쁘셔서 결국 같이 가지 못했죠. 그리고 지금까지도 각자 하는 일이 바빠서 시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앞으로도 꼭 시간 내서 가족 다섯 명 모두 해외여행을 가 보고 싶어요.

  이준한 군에게, 가족이란? 가족이란 ‘나무’다.

 

  김현선 (정치외교·11) 양

  가족구성원이 어떻게 되시나요? 부모님과 취사병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남동생이 있어요.

  남동생이 있는데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좋은 점보다는 고마운 것이 더 큰 것 같아요. 지난 어버이날에 동생이 부모님께 뭔가 해드리면 좋겠다며 자신이 요리할 테니 저보고 선물을 준비해달라고 했어요. 먼저 연락해서 같이 준비하자는 게 참 고마웠어요. 그리고 동생이랑 따로 살다 보니 딱히 불편한 점은 없어요.

  가족들과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그동안 부모님께 많은 걸 받았으니 이를 보답하는 마음에서 부모님께 좋은 것도 보여드리고 싶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싶어요. 가족들이랑 항상 새로운 걸 경험 하고 싶네요.

  가족과 뜻깊은 경험을 한 적 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랑 도보 여행을 다녀왔어요. 2박 3일 동안 100km를 걸었는데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것 같아요. 저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고,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아빠랑 했다는 점도 좋은 것 같아요.

  김현선 양에게, 가족이란? 가족이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다. 

 

  조란 (컴퓨터·14) 양

  가족구성원이 어떻게 되시나요? 부모님과 4살 많은 오빠가 있어요.

  오빠가 있는데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부모님에 비해 비슷한 나이의 오빠가 있으니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또 친구들한테 말하기 어려운 것을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불편한 점은 가족이다 보니까 남들보다는 편하잖아요? 그래서 말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막말을 해 서로 상처 아닌 상처를 받을 때가 있어요.

  가족들과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같이 운동을 하고 싶어요. 볼링이나 테니스 같은 것을 해보고 싶네요.

  가족에게 미안한 점이 있어요? 제가 무뚝뚝한 편이에요. 그래서 사랑하거나 고맙다는 표현을 잘 안 해서, 가족들이 서운해 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미안하네요.

  언제 ‘이게 가족이구나’ 하고 느껴요? 저희는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살아요. 그래서 종종 마당에서 함께 고기도 구워 먹고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상추도 쌈을 싸서 먹어요. 어쩌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이렇게 함께하는 과정에서 ‘이게 가족이구나’ 라고 느껴요.

  조란 양에게, 가족이란? 가족이란 ‘심지’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