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각양각색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캠퍼스에서 마주치곤 한다. 이들은 한국과 우리 대학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교환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와서 공부도 하고 색다른 추억도 만들어 가는 외국인 유학생들. 그들의 한국 대학 적응기와 자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독일 멜리스(국어국문·14) 양
박수 대신 노크를?
독일에서는 수업이 끝나고 나면 수고하셨다는 뜻으로 테이블 위를 노크하듯이 똑똑 두들겨요. 박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또 한국에서는 학생증을 가지고 있어야 도서관을 출입할 수 있는데, 독일의 대학 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요. 도서관에는 가방을 보관함에 맡기고 들어가는데, 시험 기간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가방을 맡길 보관함이 꽉 차서 빈 보관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요.
한국에서 맥주를 더 많이 마시게 돼
독일은 맥주로 유명하지만, 맥주를 파는 술집은 한국이 더 많아요. 서울에 술집이 많기 때문인지, 독일에 있을 때보다 한국에서 맥주를 더 많이 마시고 있어요.

중국 이혜령(국어국문·14) 양
여기도 오빠, 저기도 오빠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오빠가 참 많다는 거예요! 특히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 오빠들이 많아서 더 믿음직하고 친근해요. 또 한국에서는 처음 만나면 나이를 쉽게 묻곤 하는데, 중국에서는 나이를 잘 묻지 않아요. 처음에는 나이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조금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신발가게에 신발 양쪽은 없어요
신발가게에서 일했는데 한 손님이 “신발 양쪽 다 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양쪽 다 신어보겠다는 의미였는데, 저는 그 뜻을 모르고 그냥 상품 이름이라고 생각해 “양쪽은 없습니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 손님이 저를 이상하다는 듯이 한참 보시더라고요. 신발가게에서 신발 양쪽이 없다고 했으니 얼마나 이상해 보였겠어요. 나중에 설명을 듣고서는 민망하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했어요.

인도 마얀크(영어영문·15) 군, 프리앙카(기계공학·15) 양
인도와 한국의 문화 차이
마얀크: 한국의 대학생들은 수강신청을 직접해 원하는 수업을 골라서 들을 수 있어요. 반면 인도의 대학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이 빡빡하게 고정돼 있어요. 또 인도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시험만 잘 보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조별과제, 레포트, 발표수업, 실습, 시험 등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하죠.
프리앙카: 한국은 기념일이 정말 많아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로즈데이, 블랙데이, 빼빼로데이 등 셀 수 없어요. 한국 학생들이 이렇게 많은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놀라워요.
마얀크: 또 한국에는 도로에 신호등이 정말 많은데 인도에는 교통신호가 많지 않아요. 그리고 어디에나
CCTV가 있는데 인도에는 CCTV가 거의 없어요.
한국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즐기자!
프리앙카: 종교 때문에 소고기를 먹지 않아요. 그런데 한식은 많은 음식에 소고기가 들어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이를 몰라 의도치 않게 소고기를 많이 먹어 힘들었어요.
마얀크: 이런 상황에 힘들어하기보다는 그냥 한국에서는 한국의 삶을 즐기며 살고, 인도로 돌아가서는 다시 인도에 맞는 삶을 살 생각이에요.

인도네시아 대오(글로벌통상·15) 군, 아리스타(글로벌통상·15) 양
한국의 모임문화가 좋다!
대오: 한국에서는 동기는 물론이고 선후배 그리고 심지어 교수님들까지 함께 모여 술을 마시잖아요. 처음에는 놀랐어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술을 마시는 것을 좋게 보지 않거든요.
아리스타: 학교 축제의 모습은 양국이 비슷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주점이 없어요. 축제마다 주점이 많이 열리고 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대오: 한국 학생들은 적극적인 것 같아요. 목적이 있으면 먼저 다가와 말을 거는데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렇게 하지 않거든요.
아리스타: 그리고 한국은 모임이 정말 많아요.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술자리나 모임을 만들어 만나요. 이렇게 만남이 많은 한국문화는 참 좋아요.
이외의 다른 문화들은?
아리스타: 인도네시아에는 식당마다 수저와 물이 다 준비돼 있어요. 한국은 고급 음식점이 아니면 손님이 스스로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하더라고요.
대오: 인도네시아는 학교 졸업식 때 학생들이 서로에게 다양한 색의 물감들을 뿌려요. 한국에서도 밀가루나 달걀을 던지는 등 비슷한 문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에콰도르 미셸(건축·15) 양
에콰도르와 다른 한국의 거리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하기 정말 쉽고 편리해요. 에콰도르에는 지하철이 없어서 주로 버스나 자동차를 타거나 걸어서 이동하는데요. 버스는 안전하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자가용을 이용하고, 저도 마찬가지로 차를 타고 다녔어요. 그리고 한국의 거리에서는 쓰레기통을 찾기가 힘들더라고
요. 에콰도르에는 골목마다 쓰레기통이 있어요.
한식을 먹는 어려움
에콰도르의 모든 음식에는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요리에 고기가 들어가요. 한식을 좋아하지만, 나물과 야채만 있는 반찬만 나오기도 해서 입맛에 잘 맞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어요.
미아가 돼 버린 1시간
한국에서 처음 버스를 탔을 때, 잘못 내려서 결국 길을 잃었어요.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었어요. 그래서 1시간 정도를 걷고 또 걷다가 결국 근처 가게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다시 목적지로 갈 수 있었죠. 낯선 곳을 헤맸지만, 무섭지 않고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미국 일라이(수학·14) 군
승부욕에 불타오르는 한국 학생
한국 학생들은 열정적이에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고 술도 열심히 마시죠. 특히 승부욕이 강해서 뭐든지 잘하고 이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엘리베이터 괴담
엘리베이터 앞의 짝수층과 홀수층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홀수층 엘리베이터를 탄 채
6층 버튼을 눌렀던 적이 있어요. 버튼이 작동하지 않아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계속 누르며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죠. 결국 6층은 가지도 못하고 어리둥절한 채 계속 오르락내리락했어요.

사진 정태완 수습기자 j25n9@ssu.ac.kr
통역 장문수(금융·10) 군 / 협조 : 외국인 유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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