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과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단과대학에서 소속 학과 학생회의 회계감사가 정례화될 예정입니다. 매년 정기적으로 중앙감사를 통해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확인받는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총학생회와는 달리 대부분의 학과 학생회들은 개강총회 등의 자리에서 예·결산안을 공개하는 것에 그쳐 회계 내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법학과 학생회장의 학생회비 유용 사건이 겹쳐 학과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의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회계감사의 정례화가 학생회의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몇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첫째로, 사후적인 감사를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치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학생회는 학생회비사용내역과 잔액을 학과 커뮤니티 및 SNS에 실시간으로 올리는 것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회계내역을 바로바로열람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고인 물은 썩는다’는 속담이 있듯 정례화된 감사제도에 안주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한 제도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허점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학생회는 매해 감사시행세칙의 문제점이 있는지 살핀 뒤 있다면 이를 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학생회가 아무리 열심히해도, 학생들의 관심이 없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학생회의 활동을 관심있게 살피고 잘하는 점이 있다면 아낌없는 칭찬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애정어린 비판을 하는 등의 주인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학과 학생회의 감사를 정례화하는 것은 신뢰받는 학생회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과제였습니다.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학생회의 투명한 활동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학생들의 참여가 뒷받침돼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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