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는 국내 대학 학점교류부터 외국 대학 교환학생까지 타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제도들이 많다. 하지만 이를 잘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별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이 학점교류와 교환학생 제도를 이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제로 학점교류를 한 학생과 외국에 다녀온 교환 학생들에게 그 경험담을 들어 봤다. 학점은 물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과 추억까지 만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황인아(신소재·11) 양 (미국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한국과 다른 토론식 미국 대학 수업 2학년 때, 본교의 외국인 유학생을 도와주는 ‘시소’에서 봉사를 했어요. 그런데 봉사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제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에 있는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영어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 한 학기 동안 토플을 공부했죠. 다행히 교환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에 갔는데 강의 위주의 수업은 하나도 없고, 토론하는 수업만 있었어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그래도 매일 영어로 토론하고 대화하다 보니 영어가 많이 늘더라고요.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했더라면 이만큼 늘지는 못했을 거예요.

캠퍼스 속의 클럽

 미국 학교에는 캠퍼스 안에 술을 마실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요. 학교 안에 있는 당구장과 볼링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미니클럽도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춤을 추기도 했어요. 일리노이주는 만 21살부터 음주를 할 수 있는데 어린 친구들은 술은 마시지 않고 춤만 추더라고요. 생각보다 미국의 학생들이 보수적이었어요. 데킬라와 같은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더라도 취할 정도는 마시지 않고 클럽에도 담배 냄새가 나는 경우가 없었어요.

캠퍼스 부부

 학교 기숙사는 아파트와 원룸으로 나뉘어있어요. 원룸으로 된 기숙사는 한국처럼 남학생들이 거주하는 층과 여학생들이 거주하는 층이 따로 정해져 있었어요. 학교에 캠퍼스 부부가 있으면 학교 측에서 아파트에 함께 살도록 해주던 게 인상 깊더라고요.

 박성환(기계·08) 군 (멕시코 University of Monterrey)

멕시코에 가기로 결심했어

 해외에서 독립적으로 살아보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지원했어요.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최근 국내의 건설·중공업 기업들이 라틴아메리카로 나가고 있다는 게 떠올랐어요. 멕시코에 기아자동차 공장도 건설하고 있었고요. 제가 또 기계 공학과니까 이런 부분도 고려했죠. 그리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언어가 스페인어잖아요. 그래서 멕시코로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대중교통보다 중고차 구매를 추천해요

 멕시코는 대중교통이 불편했어요. 버스를 타는 것은 범죄에 노출돼 위험하고 택시를 타자니 돈이 많이 들어 부담됐어요. 그래서 멕시코에서 육 개월 이상 교환학생으로 있을 거라면 중고차를 살 것을 추천해요. 중고차 매매도 활성화돼 있어서 중고차를 저렴한 가격에 쉽게 사고팔 수 있어요.

이색 봉사활동

 학기가 시작되기 한 달 전 태평양 연안에서 바다거북이의 알을 보호하는 봉사활동을 했어요. 바닷가에서 2주일 동안 캠핑하면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죠. 그 덕분에 현지생활에도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한국 문화 교류 봉사활동에도 참여했어요. 영어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였는데 한국에 대해서 알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강영준(경제·12) 군 (국내대학 학점교류-중앙대학교)

교양과목 듣다 중앙대 간 사연

 장석준 교수님이 본교에서 강의했던 교양과목(대중매체와 현대사회)을 들었는데요. 강의 내용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다른 강의도 들어보고자 알아봤더니 중앙대 교수님이시더라고요. 마침 본교가 중앙대와 학점교류를 하고 있다길래 장 교수님의 수업을 신청했어요. 중앙대에서 첫 강의를 들을 때는 낯설고 설렜는??본교에서 수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 금방 적응했어 요. 수업에 조별 발표가 있어서 같은 조였던 중앙대 학생들과 조별 활동을 하면서 친해지기도 했어요. 학점교류 대학의 학생증도 발급받아서 도서관에서 책도 편하게 빌려 봤어요. 다른 대학의 수업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너무나 짧은 신청 기간

 중앙대에서 수업을 들으려면 학점교류를 공지한 당일부터 2~5일 정도의 짧은 기간 안에 학과장 승인을 받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해요. 공지사항을 2~3일만 확인하지 않아도 학점 교류의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어요. 신청기간이 짧은 건 아쉬워요.

특별한 인연

 학점교류 수업에서 함께 발표를 준비했던 여학생을 학군단(ROTC) 훈련에서도 만났어요. 알고 보니 54기! 저 와 기수도 같았어요. 타 대학 수업에서 만난 친구를 훈련하다 만나니 더욱 반가웠어요.

허아련(국제법무·13) 양 (폴란드 Kozminski University)

 법학과를 찾아 폴란드로

 본교와 자매결연한 대학 가운데 법학과가 있는 대학을 찾다가 폴란드대학을 지원했어요. 그리고 폴란드는 공산국가에서 자본주의 국가로 변모한 지 이제 10년 정도밖에 안 됐잖아요.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을지도 궁금했어요. 

 폴란드 학생들은 교수님이 말하는 중간에도 학생들이 질문하고, 또 틀린 답이라도 자신 있게 의견을 말해요. 한국과는 많이 달라 당황스러웠는데 점점 따라 하게 되더라고요.

언어의 장벽

 수업은 영어로 해서 불편함이 없었는데, 일상생활에서는 영어가 아닌 폴란드어로 대화해야 하니 소통이 안돼서 답답했어요. 유럽국가라서 영어를 잘할 줄 알았는데, 영어 실력이 한국과 비슷하더라고요. 나중에는 폴란드어를 배워서 대화하려고 노력했어요.

폴란드에서 한국으로 이어진 인연

 호주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와 친하게 지냈는데, 그 친구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한국에 방문해 귀국 후에 다시 한번 만나게 됐어요. 2주 동안 한국을 안내해주었는데 한국에 대해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인턴십을 한국으로 넣고 싶다고도 얘기하고요. 그런 소리를 들으니 뿌듯했어요.

양동원(산업공학·09) 군 (일본 Meiji University)

한국과는 다른 일본 대학의 모습

 제가 간 대학은 거의 수강정원이 300명이나 되는 강의가 많았어요. 대부분의 학과 학년 정원도 300명 정도 되고요. 그리고 절대평가를 하는 대학이어서 그런지 한국과는 다르게 학생들이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알려주고 다 함께 잘하자는 분위기였고, 시험문제도 정답을 쓰는 문제보다는 자기 생각을 쓰는 문제가 많았어요. 그리고 일본은 우리 나이로 21살 생일이 지나야 술 을 마실 수 있어요.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한국만큼 자주 보지 못했어요.

한 시간 반 거리의 기숙사

 그 대학에 교환학생이 워낙 많아서 가까운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고 한 시간 반이나 떨어진 기숙사에서 통학했어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처럼 매일 한 시간 반에 걸쳐 통학하다 보니 집에서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 들었어요.

편의점 아르바이트 시급 12,500원

 일본은 유학비자로 아르바이트할 수 있어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시급이 12,500원이었어요. 시급이 높아서 방값과 교통비는 아르바이트로 벌어서 쓸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다른 활동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얘들아, 지진 났어!”

 대학 친구들과 5층에 있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진도 4 정도의 지진이 났어요. 건물과 몸이 계속 흔들려서 깜짝 놀랐는데 함께 술을 마시던 일본 친구들은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서 계속 술을 마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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