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도에 의하면 북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연애 따로 결혼 따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남녀가 깊이 사귀다가도 결혼할 때는 실속 있는 배우자와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평양을 중심으로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키스를 하는 등 대담한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는 젊은이들도 종종 있는데 이에 대해 탈북자 출신 현인애 박사는 ̒외부 문물에 호기심이 강한 대학생·청년층이 남한 드라마나 중국 TV를 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북한에서의 최고의 배우자는 누구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고 신랑감으로 중앙당이나 보위부 직원, 그리고 달러 만지기 쉬운 외화벌이 요원을 뽑았다면 최근에는 북한의 사회변화를 반영하듯 좋은 배우자의 조건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탈북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최고의 신랑감은 기본적으로 여자를 사랑할 줄 알고 대학을 나와야 하며, 당증은 물론 기술자격증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 이다.
    그리고 북한의 결혼적령기 남자들 사이에서는 ‘손오공 신부’ (남편에게 손전화, 오토바이, 공부까지 지원해주는 여성), ‘현대가재미’ (현금도있고, 대학도 졸업하고, 가풍 좋으며, 재간 있고 아름다운 여성)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시장화가 지속되면서 결혼조건 또한 예전보다 물질적 조건을 중요시 여기는 추세이다.
   북한의 시장화와 그로 인한 정보유입이 지속되면서 결혼 문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에서는 신부
는 한복, 신랑은 양복을 입고 식당에서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서양 결혼문화가 유입되면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결혼식장에서 결혼을 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결혼식이 끝나면 김일성 동상 앞에 헌화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최근엔 신랑 신부 웨딩촬영이 인기이며 웨딩촬영을 해주는 전문점까지 평양시내에 등장했다. 웨딩촬영으로 인기 있는 장소는 2012년 개장한 평양근교에 있는 <평양민속공원>으로 이곳에 서는 고구려, 고려, 조선시기 혼례복이나 무사복을 입고 웨딩 촬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240만에 가까워지면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도 일상화된 것으로 보인다.
     신부의 최고 혼수품으로는 ‘5장 6기’ (̒5장̓은 옷장, 이불장, 찬장, 신발장, 책장, ‘6기’는 텔레비전, 세탁기, 녹음기, 냉동기, 재봉기, 선풍기)를 해 가는 것인데 빈부격차가 심해진 북한에서는 ‘5장 6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보다 더 호화스럽게 하기도 한다.
   결혼 후 가사분담은 어떻게 할까? 북한은 1946년 남녀평등법을 만들어시행하면서 제도적으로는 남녀평등을 이루었을지 모르지만 가족 내에서나 남녀관계에서는 아직까지 가부장적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북한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둘다 일을 하더라도 남편은 거의 가사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또한 시장화가 진행되면서 약간씩 변화하고있다. 북한 사람들이 직장에서의 월급으로 생활하기 보다는 시장을 통해 생계를 꾸려나가게 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여성의 경제력이 남성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었고 그 이후 가사에 대한 남성들의 부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가부장 문화의 존속과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가 공존하게 되면서 문제 되지 않던 것 들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고, 시장화로 인해 남편 또는 아내의 부재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면서 북한의 이혼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에서는 기본적으로 소송에 의한 이혼만 가능하기 때문에 남한과 비교하였을 때 이혼율이 낮을 수밖에 없지만 예전과 비교하였을 때 최근 북한의 이혼율은 1년에 1,000쌍 당 1-2건, 도 소재지의 경우 100쌍 당 1건 정도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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