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곤여전도(坤輿全圖) -

  <곤여전도>는 중국에서 활동하던 과학자이자 선교사인 페르비스트(F. Verbiest, 南懷仁)가 1674년 북경에서 제작한 서구식 세계지도 이다. 페르비스트는 청나라 조정의 관리로 임용되어 천문역법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며 평생 서양의 천문, 역법 등 과학지식의 보급에 주력했던 인물이다. 1672년 세계지리서인 <곤여도설(坤輿圖說)>(본관 2층 전시실에 진열중)을 발간하고, 1947년 이 세계지도를 제작, 보급함으로써 외래종교에 대한 중국인의 경계의식을 불식시키고자 했다.

  이 세계지도는 흑백의 목판본으로 인쇄하여 8폭 병풍으로 제작한 것인데, 동물문양이나 대륙명, 산지, 선박 등을 추가로 채색한 특징이 있다. 서양선교사들은 흑백으로 인쇄한 세계지도의 특정 부분에 채색을 가하여 오대주를 구분하였는데, 주로 선물로 증정하기 위한 목적에서 채색본을 만들었다. 이로 볼 때 북경에 간 조선의 사절단이 재중 선교사나 또는 중국 정부로부터 선물로 받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도의 다른 특징은 동양에서는 최초로 동서 양반구로 그려진 세계지도라는 점이다. 이전의 세계지도가 타원형으로 그려진데 반해 이 지도는 동서 양반구로 분리하여 동반구에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서반구에는 남북아메리카를 그렸다. 또한 이 지도에는 기괴한 동식물과 선박 등의 회화가 기입되어 있는 특징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전에 제작된 <곤여만국전도> 등의 세계지도가 중국 황제와 고위관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천문학적 지식에 치중했다면 이 <곤여전도>는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지구 표면의 자연현상과 지리적 사실을 많이 기술하였다. 이 지도는 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선사회에 유입되어 지식인들의 지리지식 및 세계인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본 박물관에는 이 지도 외에도 1858년 중국 광동(廣東)에서 중간(重刊)한 <곤여전도>와 1860년 조선에서 중간한 <곤여전도>가 채색목판본으로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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