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에드워드 카 저

  이 책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내가 대학 입학 통지서를 받고 무료한 겨울방학 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그때 나는 인터넷에서 대학생 필독서를 찾아보고 있었다. 많은 교수님들이 권했던 책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에드워드 핼릿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였다.

  곧바로 이 책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어렵지 않았다. 저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학의 특징들을 나열하면서 역사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린다. 책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과거에 발생한 사실들의 단순 나열은 역사학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역사는 역사가의 해석이 가미된 정리된 사실이다. 이로써 나는 역사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국사 교과서에 쓰인 내용들을 진실이라고 믿고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나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역사인식에 대한 관념이 생겼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세계적인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저자의 논리적 설명도 인상 깊었다. 4장에서 저자는 여러 서양철학자의 주장들을 근거로 역사적 사건에서 우연은 중요한 원인이 아니며 합리적이고 인과적인 원인이 따로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부분은 철학적 지식이 없으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고 읽다 보면 마치 논리학을 공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명쾌하게
설명돼 있고 완벽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보통의 역사책과는 다른 역사철학에 대해서 다루는 책이라는 점이다「. 역사란 무엇인가」는 역사 자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공부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역사 공부는 무조건 과거의 사건들을 외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과거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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