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 로 사는가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삶에 대한 진중함과 사 랑이라는 믿음직한 결론, 아울러 신비 한 천사가 등장한다는 점이 어린 내 마 음에 꼭 들었다. 그런데 이런 감명에 도 나는 오랫동안 톨스토이를 미국인 이라고 믿고 있었다. 신과 천사가 나오 고, 현명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 기가 추운 나라의 산물이라고는 생각 지 못했던 까닭이다. 러시아라는 나라는 그만큼 나에게, 어쩌면 우리에게 마 냥 춥기만 한 나라였다.

  물론 이런 무지(無知)는 이제 예전 같지 않지만 아직도 러시아 문학은 우 리에게 낯설다. 여전히 우리는 톨스토 이나 안톤 체호프 같은 세계적 작가들 의 보다 많은 작품을 접할 필요가 있 다. 그리고 이에 호응하여 이 책, 로쟈 의 러시아 문학 강의는 아주 뜻 깊은 의의를 가진다고 본다.

  이 책은 러시아 문학에 조예가 깊은 작가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맞춰낸 러시아 문학의 입문서이다. 저자는 친 근한 말투와 작가의 삶을 보이는 흥미 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정 신과 그 생성과정, 그리고 작품 속 투 영 양상과 같은 깊이 있는 내용들을 잘 버무려낸다. 게다가 이 책은 작가의 삶 과 작품 소개의 장을 분리하고 있어 흔히 작가의 삶과 작품을 합쳐서 다루는 여타 문학입문서와 차이를 보인다. 둘 을 합쳐 다루면 ‘작가’와 그 작가의 이 해를 위한 ‘예시로서의 문학’만을 접하 게 되어 문제인데, 이 책은 작가의 삶 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뒤이어 작품에 초점을 맞추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작하여 이런 낭패를 보지 않는다. 이 구성은 작가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작품 에 대한 깊은 이해까지 다루기 때문에 교양입문서적으로 최선임은 아주 명 확하다.

  러시아 문학에 관심이 있는 모두에 게 이 책이 좋은 지표가 되어 줄 것이 라고 의심치 않는다. 추운 나라에는 또 어떤 삶과 사랑과 천사들이 있을지, 이 책을 읽는 것은 또다시 마음이 설레는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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