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경제. 보통 생각하기에 영화는 재미있고, 경제는 어렵다. 저자는 경제 용어를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본인이 보았던 영화를 통해 연결점을 찾아 지루하지 않게 설명한다. 저자의 의도는 딱 나와 같은 사람을 겨냥한다. 경제가 중요하니 이해는 해야겠는데, 따로 공부하자니 어렵고 막막한 사람 말이다.

  책의 주체가 개인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또한 어떤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영화의 줄거리뿐만 아니라 본인의 경험이나 심리학적 실험결과 등을 근거자료로 제시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책의 목적과 무관한 내용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간혹 저자는 경제 용어보다 영화에 대한 평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영화의 내용은 기억에 남는데 경제 용어가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 책의 목적이 경제 단어를 쉽게 설명하는 것이라면 영화에 대한 평 대신 어원 풀이로 지면을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중간에 굳이 말해주기도 한다. 영화의 결말을 말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영화뿐만 아니라 폭넓은 역사 지식과 실제 기업 사례들은 경제 용어의 풍성한 이해를 돕는다.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경제 공부를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빠른 이해를 위해서 경제 분야 외의 상식도 갖추어야 하지만 일단 문장이 짧고 각 단어에 대한 설명이 길지 않아 읽기가 수월하다. 중간 중간 드러난 작가의 철학적인 사상과 견해 또한 이 책을 읽는 소소한 재미다. 최근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책이 유행한 것을 볼 때, 이 책 또한 바쁜 현대인들에게 어려워 보이는 개념을 쉽게 설명하려는 현대적 가르침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것을 쉽게. 효율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Easy come easy go’ 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론 무식해 보여도 돌에 새기는 수고를 감당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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