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다양한 술이 유통되고 소비된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와인만 하더라도 그 종류가 10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참살이(웰빙)가 유행하면서 지방마다 다양한 막걸리가 생산되고 있다. 술은 과일로 담근 과실주와 곡물로 담근 곡주로 양분된다. 과실주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역에서 기원전 6,000년 전에 시작됐다. 곡주는 이보다 2,000년 늦은 시기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술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잔이 개발되었는데 한 손으로 쥐기 쉽게 만들었다는 점은 공통된다.


  과실주의 탄생과 관련하여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즉 최초의과실주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다. 태고의 시기, 깊이 파인 웅덩이에 물이 고이고 이 위로 과일 열매가 떨어지면서 으깨어진다. 그 위로 낙엽이 덮이면서 자연 발효가 시작된다. 마침 원숭이가 이 웅덩이의 물을 먹다가 환상적인 맛에 빠지게 되면서 웅덩이나 고목의 패인 곳에 과실을 넣고 발효하여 마시게 되었다. 인간이 이것을 보고 과실주를 담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발효의 측면에서 볼 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믿거나 말거나.


   우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두귀잔은 말 그대로 귀가 2개인 잔이다. 긴 쪽 지름이 10.2cm로 소형이며 바닥에는 물고기 장식이 음각되어 있다. 타원형에 가까운 술잔의 양 측면에 귀와 같은 넓은 손잡이가 2개 달려서 붙여진 명칭이다. 중국 한나라 시기에 유행한 술잔 형태로 청동제가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두귀잔은 토기나 목제로 만든 것이다. 대체로 낙랑 지역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잔은 한 손으로 들면 어색하다. 두 손으로 양 손잡이를 함께 잡고 들게 되는데 상대방 입장에서 볼 때 매우 겸손한(?) 자세가 된다. 주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잔으로 두귀를 잡고 술을 받아 제사상에 올리는 모습이 공손하게 된다. 따라서 스스로 예의를 아는 잔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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