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신고리쇠(鋪首) -

 

동양에서 도깨비는 무시무시한 존재이면서도 착한 사람을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로 그려진다. 특징적으로 두 뿔과 날카로운 송곳니를 자랑한다. 고대의 유물에서는 이러한 도깨비 형상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것은 도깨비를 통해 악귀를 쫓아내려 했던 고대인의 정신세계가 투영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귀신고리쇠라는 귀신모양 손잡이다.

 포수는 괴수의 얼굴 하단에 둥근 고리를 단 손잡이다. 특히 장식성과 벽사(僻事)의 의미를 담아 다양한 괴수 얼굴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상나라(기원전 1,600년 ∼ 기원전 1,046년) 시대부터 사용하였다. 재질로는 청동제가 가장 많은 가운데 옥제품, 석제품, 토제품 등 다양하다. 특히 한(漢)나라 시대에는 무덤의 그림(畫像石)에도 다수 등장한다. 당나라 및 송나라 시대에 이르러 문양이 간소화되고 동물 이외에 식물 등 다양한 대상이 상징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포수 장식은 용문, 박쥐, 식물, 상형문자 등 중국의 자연계에서 확인되는 모든 형상을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낙랑 분묘에서 그릇의 양쪽 측면에 부착된 상태로 발견된다. 가장 큰 특징은 머리의 중앙 상단에 있는 삼산관(三山冠)의 형태가 후대로 가면서 점차 퇴화된다는 점이다. 민속촌이나 성곽의 대문에 달린 손잡이도 크기가 클 뿐 포수의 일종이다.

 우리 박물관 소장 포수는 모두 6점이다. 머리 중앙에는 삼산관을 쓰고 있고, 소와 같이 안으로 말린 두 뿔, 쫑긋한 귀, 부리부리한 눈, 돼지와 같이 벌름거리고 있는 코, 뾰족하게 튀어나온 양쪽의 송곳니가 인상적이다. 고리 부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장고 내 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금동으로 제작된 고리를 새롭게 찾았다. 대체로 길이가 4.8cm∼3.4cm로 매우 사실적인 표현과 삼산관의 형태로 볼 때 한나 라(낙랑)의 전형적인 양식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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