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지진이 발생해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본교 역시 지진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다. 현재 본교에서 몇 개의 건물이 지진을 대비해 설계됐는지 살펴보고, 교내 구성원들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본교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지난달 12일(월) 경북 경주 인근에 규모 5.1과 5.8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문화재 및 건축물이 큰 손상을 입었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 내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최대 규모였고 이에 시민들은 “한반도 역시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지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건물은 지진 발생 시 건물의 내부 골자를 강화하는 내진설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진에 대비해 설계한 공공시설물은 전체 10만 5,448개 중 42.4%에 불과했다. 민간건축물의 내진설계율은 지난 6월을 기준으로 679만 4,446동 중 6.7%에 그쳤다.

  내진설계에 관한 국내법 조항은 계속 바뀌어 왔다. 기준은 해마다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1988년도에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내진설계에 관한 조항이 처음 도입됐다. 당시 조항에는 6층 이상이거나 면적이 100,000㎡ 이상인 신축 건물은 반드시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지난 1995년도에 면적이 10,000㎡ 이상인 건물은 모두 지진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조항이 개정됐다. 이후 지난 2005년도에는 그 기준이 층수 3층, 면적 500㎡ 이상으로 바뀌었으며 내년에 또 다시 해당 법안이 개정될 예정이다.

 

  내진설계 기준은 어떻게 정해질까?

  내진설계 기준은 정부가 분류한 지진 대비 등급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는 지진의 강도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따라 건물들을 △특별 등급 △1등급 △2등급으로 나눴다. 특별 등급은 약 6.5 규모 이상의 지진을 버틸 수 있어야 하며 1등급 건물은 약 6.0 규모의 지진에 견딜 수 있게 지어야 한다. 2등급 건물의 경우 약 4.0에서 5.0 강도의 지진에 견딜 수 있게 건설되어야 한다. 그러나 본교 캠퍼스 건물 22개 중 9개가 현재 1등급 및 2등급에 해당하며 특별 등급으로 선정된 건물은 없다.

 

  22개 중 9개 건물 내진설계 적용

  모든 건물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하는 본교 캠퍼스의 건물들은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 그러나 건물의 설계 일자에 따라 각 건물마다 적용되는 내진설계 기준이 다르다.

  현재 내진설계가 된 건물로는 △조만식기념관 △형남공학관 △레지던스홀 △학생회관 △글로벌브레인홀 △창의관 △한경직기념관 △벤처중소기업센터 △정보과학관이 있다.

  이 중 △조만식기념관 △창의관 △학생회관 △형남공학관 △레지던스홀은 지난 2005년도 건축법에 맞춰서 신축했다. 특히 조만식기념관은 지진에 강한 철골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장 지진에 잘 대비된 건물 중 하나이다. △창의관 △학생회관 △형남공학관 △레지던스홀은 정부에서 지진 대비 등급 중 1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내부 골자를 추가해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5개월에 한 번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등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글로벌브레인홀 △한경직기념관 △벤처중소기업센터 △정보과학관은 모두 2005년도의 건축법 개정안이 발표되기 이전에 건설됐다. 따라서 2등급으로 설정돼 1등급인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내진설계를 할 수 있었다.

 

  22개 중 13개 건물 내진설계 미적용

  △베어드홀 △중앙도서관 △안익태기념관 △경상관 △연구관 △커밍홀 △미래관 △신양관 △백마관 △교육관 △문화관 △전산관 △진리관 등 총 13개의 건물은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우선 △중앙도서관 △안익태기념관 △경상관 △연구관 △커밍홀 △미래관 △교육관 △문화관 △전산관 △진리관은 내진설계 기준이 마련된 지난 1988년도 이전에 설계된 건물이라 내진설계를 하지 않았다.

  또한 △베어드홀 △신양관 △백마관은 내진설계 조항이 만들어진 지난 1988년도 이후에 건설되었지만 내진설계를 하지 않았다. 베어드홀은 지난 1988년도에 설계됐으나 층수가 5층이고 면적이 약 9,830㎡이기 때문에 당시 내진설계 기준인 층수 6층, 면적 100,000㎡에 따라 내진설계를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었다. 백마관은 지난 1993년에 건설됐으나 층수 4층, 면적 3,060㎡이므로 당시 기준에 따라 내진설계를 하지 않아도 됐다. 또 신양관은 1998년도에 지어졌고 층수 3층, 면적 4,340㎡이었으므로 당시 기준인 층수 6층, 면적 10,000㎡에 미치지 않았다.

  캠퍼스시설팀 김선명 과장은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되는 바가 없으나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타 건물과 마찬가지로 학교 측에서 정규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과장은 “지난 9월에 정부가 다시 건축법을 개정해 내진설계에 대한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기에 학교 측에서도 그 기준에 맞게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내진설계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본교, 지진대책 마련 위해 노력 중… 학생들의 참여도 중요해

  내진설계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는 지진에 대한 여타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진 안전훈련 혹은 지진 대피요령 공지 등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지에서 학생들 282명을 대상으로 지진 대처요령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모른다”: 136명(48.2%) △“기본적인 지식만 알고 있다”: 127명(45.0%) △“자세하게 알고 있다”: 19명(6.7%)으로 학생들의 지진 안전수칙에 대한 지식은 미비한 편이었다.

  안전관리팀 이호진 계장은 “최근까지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적어 그 분야에 대한 안전훈련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동아리 연합회를 대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소방훈련의 대상을 전체 학생으로 넓히고 다음 학기부터 소방훈련의 일환으로 지진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지던스홀은 기숙사 내부 구성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 및 훈련을 시행해왔다. 매 학기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에서 안전교육을 실시했고 별도로 지진 대응 연습을 시키기도 했다. 레지던스홀 식당에는 스프링클러 및 소화전 등을 마련해 가스 유출 및 전기 합선으로 생긴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소화기와 소화전의 사용법도 교육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레지던스홀 측의 노력에도 학생들 대다수가 안전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목)에 전체 기숙사생 약 1,400명을 대상으로 소방안전훈련을 실시했으나 500명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레지던스홀 운영관리팀 박제홍 대리는 “최근 지진에 대비한 안전 관리에 관심을 쏟는 추세지만 정작 그 대상인 학생들이 안전수칙을 숙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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