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인턴>은 전 세대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휴먼 드라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젊은 세대가 갖는 ‘인턴’에 대한 판타지, 실버 세대를 위한 인정과 워킹맘들의 성공적인 정착 모두를 영화 속에 담으며 청년 실업과 경제 불황으로 지친 대중들의 마음에 판타지와 같은 힐링을 선사해준다. 
 
  영화는 시니어 인턴으로 회사에 들어온 70세 벤(로버트 드니로)이 인터넷 쇼핑몰로 큰 성공을 거둔 워킹맘이자 CEO 줄스(앤 헤서웨이)의 인생 멘토가 되어주며 공존하는 과정을 그린다. 동시에 척박한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인생에 있어 줄스 또한 벤의 인턴이 될 수 있음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영화 <인턴>은 이처럼 따듯한 휴먼 드라마를 아날로그 정서를 통해 진솔하게 풀어 나간다. <인턴>이 대중에게 전하는 착시와 같은 판타지는 아날로그적 관계를 잃지 않은 인물 벤을 통해 그 힘을 발휘한다. 영화의 주인공 벤은 전화번호부 제작사의 부사장직을 겸했던 전형적인 아날로그 세대다. 
 
  여전히 여자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손수건을 지니고 다니고, 스마트폰 대신 노트와 펜, 계산기가 지닌 미덕을 아는 남자이다. 하지만 그는 디지털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에 가입하는 적응력과 융통성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아날로그적 정서는 워킹맘이자 CEO로 숨 가쁘게 달려온 줄스의 삶 역시 변화시킨다. 일과 가정생활 모두를 잘 해내고 싶은 줄스에게 벤은 정서적 멘토로서 따듯한 인간미를 전한다. 
 
  인턴인 벤이 오랜 연륜을 바탕으로 줄스의 멘토이자 비서로 활약하는 순간들은 그의 위상이 CEO와 대등할 만큼 커지기에 일종의 착시 효과로써 영화 <인턴>을 포장시킨다. 물론 우리의 삶이 영화 속 ‘인턴’과 판이하게 다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화 <인턴>이 주는 따뜻한 착시 효과는, 잠시나마 영화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무리가 없다. 질타보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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