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서정적인 감정과 함께 설렘을 느꼈다. 마치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진 후 사랑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하지만 첫인상과 반대로 책에서는 ‘애정 결핍과 자아도취에 빠진 현대인의 심리분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이 아니라는 것만 분명히 밝히고 싶다.

  기본적으로 열등감이 치명적인 이유는 자신의 성공이나 대단한 성과가 그 열등감을 실질적으로 달래줄 수 없다는 것에 있다. 성실한 덕에 성공을 거두더라도 자신의 이상과 그것을 비교함으로써 스스로를 평가절하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에 대한 충분한 애정 혹은 사랑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평가는 어느 순간부터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즉, 선택한 자가 겪게 되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스리면 되는 것이다.

  ‘사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남녀 간의 사랑일 것이다. 남녀 간의 자아도취적 파트너 관계는 늘 결탁 관계이다. 다시 말해 파트너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은 서로 대등하되 방향은 정반대인 장애와 조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문득 ‘에로스’의 개념을 떠올렸다. 왜냐하면 내게 에로스적 사랑이란 단지 육체적인 사랑이 아닌 서로에게 결여되어 있는 것을 욕망한다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각자의 결점 없는 자존감을 전제로 한다’, ‘자신만의 척도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지만 지켜나가지 못하는 말들이다. 이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와 타인 더 나아가 인간관계를 위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다짐들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본 인상적인 글귀를 하나 써내려간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슬프다. 그러나 사랑할 수 없는 것은 더 슬프다.”
- 미겔 데 우나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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