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에게 가장 흔히 하는 말로는 “도전,” “용기,” “희망,” “능력,” “성공,” “밝은 미래” 등 진취적이며 낙관적인 뜻을 지닌 말들이 꼽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의 한국 사회는 이런 말들을 과연 해 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낙관적이지는 않다. 실제로 요즘의 대학들은 졸업축사에서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지 고민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헬조선”을 넘어 “이생망”이라는 말로 현실에서의 절박함을 표현하는 우리의 친구들에게, 선배에게, 후배에게, 자식들에게 그래도 희망을 가지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곰곰 생각하면 새삼 그들이 안쓰럽다기보다는 기성세대들의 올바르지 못했음이 더 마음이 아프고 아파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숭실 교정을 떠나는 졸업생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자식이고 친구이자 선후배이기 때문이다. 이미 사회에 자리를 잡은 기성세대들이 새로이 들어오는 세대들과 함께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야 하기에, 그들이 사는 세상이 바로 기성세대들이 사는 우리의 세상이기에, 우리가 힘써 보듬고 도와주어야 한다.

 좋은 세상을 같이 만들어 나가도록 서로 격려하고 위하는 마음을 전하고 나누어 상생의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가치관 등에 따라 의견을 달리하겠지만, 적어도 숭실이 세워진 정신에 부합하는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진리와 봉사를 세계로”라는 숭실의 교훈에 맞는 교육을 우리가 해왔는지, 그리고 정말로 기독교적인 자세에서 학생들을 대했는지에 대해 학생들을 졸업시키는 마당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러한 정신 위에 숭실이 세워졌으며 그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가 넘쳐흐를 때 숭실다운 전통이 세워지며 숭실의 정신 역시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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