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곳곳에 쌓여 있던 눈은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지만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이제 곧 졸업생들은 학교를 떠나 새로운 사회로 한 발짝 다가가야 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매년 졸업생들이 발 디딜 만한 약간의 틈도 내주지 않는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 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5학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4년제 대졸자의 취업률은 △2012학년도 66.0% △2013학년도: 64.8% △2014학년도 64.5% △2015학년도 64.4%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즉, 이 통계만으로 보았을 때 4년제 대학 졸업생 10명 중 4명은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이렇듯 날이 갈수록 한국의 졸업생들은 닫혀 가는 취업의 문 사이에 끼어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는 매번 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생들을 다그치기 바쁘다. 졸업 후 3년 내로 변변한 직장에 입사하지 못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낙오자로 평가받기 마련이며 그러한 다그침 때문에 졸업생들은 점차 자존감을 잃어간다.

  또한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있는 듯 하면서도 결국에는 취업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곤 한다. 과거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불안한 미래로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발간됐으나, 많은 청년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 채 청춘의 아픔을 당연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 이상 한국 사회는 청춘들의 앞길을 방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앞길을 밝히는 인도자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즉,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보다 ‘아픈 청춘들을 낫게 해줄’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오는 17일(금)은 본교의 학위수여식이 있는 날이다. 부디 이날만큼은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한 켠에 고이 접어두고 순수하게 졸업생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