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청소년연합(International Youth Fellowship, 이하 IYF)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본교가 혐의를 벗었다. IYF는 구원파로 분류된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가 설립한 단체로 기독교 주요 교단에선 이단으로 지정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 IYF 측은 “‘IYF를 주의하라’는 본교의 현수막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며 본교를 형사고소한 바 있다. 이후 2월 6일(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하 서울중앙지검)은 본교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본교는 지난해 4월부터 교내에서 IYF의 포교 활동이 기승을 부리자 이를 주의하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현수막은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으로 홍보된 IYF에 피해받지 않도록 주의하라”며 “IYF는 구원파의 일파인 박옥수가 세운 단체이자 1992년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예장 통합측) 제77차 총회에서 구원 및 시한부적 종말론 등과 관련해 이단으로 규정됐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에 IYF 측은 현수막의 ‘구원파’라는 단어가 학생들이 IYF를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단체로 오해할 소지를 가지고 있다며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예장통합 측 등 기독교 주요 교단에서 IYF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음이 사실로 밝혀졌고 본교가 현수막을 게시한 것은 상대를 비방하려는 것이 아닌 학생 보호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었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3월부터 IYF는 교내에서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포교활동을 해왔다. 이들은 주로 캠퍼스 내에서 학생들에게 해외봉사를 지원해 주겠다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IYF의 포교활동에 가깝다. 이에 교목실에선 IYF를 주의하라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IYF의 포교활동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는 예장통합측을 비롯한 기독교의 주요 교단에서 IYF를 이단으로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성결대 등 타 대학에서 IYF에 피해를 본 학생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목실 구교준 목사는 “IYF가 홍보하는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학생 중 대부분이 무료로 해외봉사를 지원해 준다는 말에 현혹돼 해외봉사를 갔으나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협박과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후 IYF 측은 “기독교 학교에서 어떻게 기독교 단체를 탄압할 수 있냐”며 강하게 맞섰다. 이들은 “IYF는 여성가족부에 정식 등록된 청소년 단체이며 구원파와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에 교목실은 교내에서 IYF가 게시한 대자보가 보이는 즉시 이를 모두 철거했다. 구 목사는 “본래 대자보를 게시할 땐 학생 서비스팀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IYF는 허가도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대자보를 게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경 IYF와 본교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때부터 IYF 측은 본교 베어드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거나 본교 중문 앞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어 IYF와 교목실 간의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구 목사는 “그 당시 IYF는 교내에 걸려 있던 현수막을 가져와 교목실 바닥에 던지면서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교는 지난 2015학년도 2학기부터 교내에서 전도하려는 종교 단체를 대상으로 허가증을 발급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교내에서 전도활동을 하는 종교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추진된 방안이다. 또한 올해부터 교목실은 학생처 및 관리처와 강의실을 대여해 주거나 게시할 홍보 포스터를 분류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해 이단 종교 단체의 무분별한 포교활동을 막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구 목사는 “예전부터 이단 종교 단체들이 강의실을 대여한 후 사용 목적에 맞지 않게 포교활동을 하거나 학생서비스팀의 허가 없이 현수막 및 홍보 포스터를 게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론 교목실도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교는 이단 종교 단체의 무분별한 포교활동을 막을 방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 목사는 “학교가 외부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어 이단 종교 단체가 들어오는 것을 완전히 막기는 힘들다”며 “교목실에선 채플 및 기독교 과목 운영 등 맡은 업무가 있으므로 이단 종교 단체의 포교활동을 막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IYF 측에선 학생들이 포교활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한다”며 “학생들도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IYF를 비롯한 이단 종교 단체에 정확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기독교 재단인 △한세대 △성결대 △백석대 역시 IYF와 여러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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