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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예대생 등록금은 누가 다 먹었을까?
조연우 기자  |  yeonnn0114@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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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6호] 승인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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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생회장 신민준입니다. 현재 예술대학생 등록금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예술대학생 등록금 대책위가 어떤 단체인지, 그리고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예술대학생 등록금 대책위는 전국 26개 예술대학 학생회로 이뤄진 단체입니다. 저희는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예술대 학생들의 등록금을 비판하고, 비싼 등록금에 비해 열악한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공론화하기 위한 미디어 자료를 제작해서 배포하고, 문제 해결에 필요한 법 조항을 구상해 입법 청원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대책위를 조직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사건이 있나요?
 
  대책위의 전신은 ‘예술대 네트워크’예요. 지난 2015학년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전국의 인문 및 예술 관련 학과가 구조 조정됐고, 이를 비판하고자 예술대 네트워크가 설립됐어요. 이후 활동이 잠시 중단됐지만, 박근혜 정부에 의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계기로 ‘예술대학생 시국회의’라는 이름으로 활동이 재개됐죠. 
 
  그 활동이 끝난 이후 ‘예술대학생 시국회의’의 임원분의 추천으로 임시 대표를 맡게 됐어요. 그런데 예술대학생 시국회의를 이끌어가면서 점차 어떤 활동을 전개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본 조직을 유지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몇 달 전 홍익대학교 미술대 학생들이 전시장의 천장이 너무 낮아서 학교 측에 이를 높여달라고 요청했는데, 3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든다는 이유로 거절 당한 일이 있었어요. 문득 3천만 원이면 미술대 학생들이 내는 추가등록금에 비해서 아주 작은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술대 학생들은 타 단과대 학생들과 달리 일반 등록금에 더해 추가 등록금을 지불하는데, 그 추가등록금을 합치면 57억 원 정도가 되거든요. 그래서 다른 예술대 학생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봤어요. 물론 예술대 학생들 대부분이 크게 공감했고,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됐죠.
 

  예술대 학생들은 다른 단과대 학생들보다 등록금을 얼마나 더 납부하나요? 그리고 현재 등록금 책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올해 교육부에서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87개교를 대상으로 한 ‘2017학년도 전국 대학 연평균 등록금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인문계열 연평균 등록금은 약 596만 원인 반면 예술계열 연평균 등록금은 약 779만 원으로, 약 183만 원 차이가 나요. 그런데 저희가 전국 예술대학생 1만 160명을 대상으로 ‘예대생 등록금 환원 체감도 조사’를 했어요. 그 조사에서 ‘등록금이 교육 여건과 실습 환경 등으로 환원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사람이 40.7%,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사람이 45.1%였어요. 즉, 85.8%의 학생들이 학교가 등록금을 제대로 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예를 들어 홍익대학교 학생들은 종종 저희끼리 ‘우리가 낸 40억은 어디로 갔냐’는 이야기를 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술대 학생들이 내는 추가 등록금은 57억 원이에요. 그런데 추가 등록금에서 실험실습비 9억 원과 기자재 구입비 7억 원을 제외하고 나면 추가 등록금을 높게 책정할 근거가 없다고 생각해요. 미술대 학생들은 공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그런데 학생들은 충분한 공간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심지어 공간이 부족해서 복도에서 작업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물론 홍익대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대학들도 마찬가지죠.
 
 
  대책위를 구성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미술대에 편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저희 대책위는 주로 미술대 학생들로 구성돼 있어요. 미술대를 제외한 무용, 음악, 영화 계열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 후에 그 업계로 진출해요. 그리고 그 업계로 진출하는 데에는 교수의 권위가 크게 작용하고요. 그렇다 보니 부당한 일을 겪어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가 어려워요. 반면 미술대는 다른 예술 관련 전공 학생들과 달리 졸업 후 미술계로 진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가 약 만 명의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받았다고 했었는데, 그중 음대 계열의 학생은 백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심지어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중 ‘제발 우리 학교에서 제가 한 걸 모르게 해달라’고 말씀하신 분도 계세요. 이런 면에서 저희도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러기 힘든 상황이에요. 
 
 
   
 
  대책위에서 입법 청원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법안들을 구상하고 계신가요?
 
  △등록금 관련 법안 △실험실습비 관련 법안 △추가 징수금 관련 법안 △시설 관련 법안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험실습비 관련 법안은 실험실습비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구상하게 됐어요. 또 지금은 법령으로 실험실습비 비율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학교 본부에서 자꾸 실험실습비를 낮게 책정하고 있어요. 그럴수록 학교로 돌아가는 이익이 크니까요. 그래서 실험실습비 비율을 법적으로 고정하자는 법안도 제안했어요.
 
  추가 징수금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졸업준비금을 의무적으로 일부 부담하게 하자는 법안이 포함되어 있어요. 졸업 요건을 채우려면 행사를 진행해야 하고, 행사를 진행하려면 졸업준비금이 필요한데 그 비용을 모두 학생들이 부담하게 하는 건 이상하다는 거죠. 
 
  저희는 입법 청원을 위해서 노웅래 의원실과 꾸준히 접촉해 왔고, 이후에도 계속 만남을 통해 법안을 만들어갈 계획이에요. 이밖에도 11월 말에 국민의당 관계자분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대책위 소속 단위 중에서 성과를 이루어낸 학교가 있을까요?
 
  우선 홍익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홍익대학교 예술대 학생회는 학교 본부에 공간 리모델링뿐만 아니라 공간 추가 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어요. 대책위 활동을 한 이후로 학교 측에서 이 요구를 받아들여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죠. 대책위를 설립하기 전에는 저희의 요구사항을 무시하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저희에게 조금씩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총학생회 측에서 예술대 학생들이 대책위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학교 본부에 직접 알렸다고 해요. 이에 학교 측에서 ‘학생들이 졸업하기 위해 졸업준비금을 부담하고 있는지 몰랐다’며 지원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이렇듯 작지만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대책위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등록금 문제는 올해로 마무리하려고 해요. 더는 관심을 가지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법안 발의가 끝나면 입법과 시행 과정 등의 행정 절차가 저희 뜻대로 흘러가는지를 계속 확인할 거예요. 
그 대신 내년 사업을 준비해야겠죠.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시행될 예정이에요. 아마도 각 학교에서 인문 및 예술계열의 학과를 취업률을 근거로 정원감축이나 학과 통폐합 1순위로 선정할 거예요. 저희는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할 계획입니다. 
 
  또한, 예술대에서 종종 발생하는 갑질 사례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저희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책위 소속 학생회 회장들의 인터뷰를 게시한 적이 있었는데, 그중 한 학생이 학장에게 불려갔다고 해요. “학생들이 공부를 해야지, 뭐 하는 짓이냐”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전부 뿌리 뽑지는 못할 거예요. “그런다고 바뀔 것 같냐”는 이야기도 많이들 하세요. 그래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건 다르잖아요. 학생회가 목소리를 내지 않았으면 학교가 나서서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아요. 저는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제 제기를 통해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계속 노력할 것이고, 피해 당사자인 학생 여러분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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