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 대응 움직임 커져…

  최근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이는 최근 ‘미투(Me too)운동’이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벌어지며 미투 운동의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글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차 가해’란 범죄 피해자에게 그 피해 사실을 이용하여 모욕이나 배척하는 것을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2차 가해가 범죄 사실에 대한 가해보다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당부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2차 가해란 단순 언어 외에도 태도, 시선,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등 피해자에게 또 다른 심적 고통을 주는 행동 모두를 의미한다. 지난 2009년 발생한 ‘단역배우자매사망사건‘ 또한 성범죄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이루어졌던 대표 사례이다. 극단 관리인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경찰을 통해 고소를 진행했던 과정 중에 진술강요와 성희롱 등의 언행으로 2차 피해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이슈가 돼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2차 가해가 늘어나는 상황에 우리나라에서는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움직임들이 커지는 중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14일(수)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방심위는 성범죄 피해자들과 가족들에 대한 악의적인 인터넷 게시글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나 TV 홈쇼핑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손금주(무소속) 의원은 지난 18일(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처벌 법안인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 최근 미투운동 희화화로 논란이 된 배달의 민족 ‘제 4회 배민 신춘문예’의 출품작 중 하나이다.

  미투운동에 대한 2차 가해도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 지난달 26일(월)부터 2주간 진행했던 ‘제 4회 배민 신춘문예’에 출품된 일부 작품들이 미투운동을 희화화해 논란이 됐다. 이에 배달의 민족은 “응모 페이지를 이용해 악의적인 내용을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에 올리는 사례들이 있다”라며 “발견 즉시 삭제하고 있으나 만약 놓치는 경우가 있다면 제보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가 성추행 가해 혐의로 논란을 빚은 고(故) 조민기 씨가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를 인용한 문구를 광고 영상에 사용하여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배스킨라빈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 9일(금) 공식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 12일(월) 한국 정부에 성폭력 피해자들의 2차 가해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지난달 22일(목)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CEDAW 제8차 국가보고서 심의’에서 CEDAW 루스 핼퍼린 카다리 부의장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무고죄로 고소하거나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성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는 상황은 피해자들을 침묵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피해자들의 2차 피해에 대해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카다리 부의장은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방안이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과 같은 사후적인 대응에만 머물러 있다”라고 하며 더 나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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