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을 빙자한 공론장을 악용하지 말자
여론을 빙자한 공론장을 악용하지 말자
  • 박창희 교수(언론홍보학과)
  • 승인 2018.05.14 02:15
  • 호수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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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의 발달,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 인터넷에 자유롭게 글이나 댓글을 올리는 시대가 오면서 민주주의 공론장이 실현되지 않을까 하는 조그만 기대가 있었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정부나 언론이 ‘아젠다 셋팅(agenda setting: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들을 임의로 설정)’으로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사회적 이슈를 전달하거나 여론몰이만을 했지만, 인터넷과 SNS 등장으로 국민 스스로가 자유롭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SNS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직접 대면하지 않고 아무 때나 누구와도 소통의 길이 열렸으며, 최근의 이슈들을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동시에 공유하는 익명의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관계망 등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댓글조작 또는 무차별적인 악성댓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구속되거나, 또는 정신적 충격과 우울증에 심각한 경험을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의도적인 댓글조작이나 가짜뉴스를 퍼트리면서 과거와 비슷한 여론몰이를 하는 ‘디지털 브로커’ 또는 서로를 비방하고 인신공격을 가하는 ‘키보드 워리어’ 등이 나타나게 되었다. 심지어는 금전적 또는 정치적 거래가 나타나면서 처음에 기대했던 SNS의 특장점들을 다시 찾아 볼 수 없게 되어 무척이나 실망스럽다.

  SNS를 행하는 사람들 간에는 통일된 생각이나 의견만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수많은 다른 생각들과 이견들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여론몰이로 왜곡, 과장, 편파, 날조 등의 글이나 댓글을 조작하거나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등을 행한다면 오프라인에서 폭력과 폭행을 휘두르는 행동들과 진정으로 다른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한 목소리는 댓글을 폐지하거나 익명성 문제의 책임성, 지나친 개인 프라이버스 문제 등을 규제하자는 의견과 더불어 ‘진정한 시민 공론장’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법이나 규제만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 국민 스스로가 좀 더 이성적으로 다양한 공론장의 존재를 인식하고 건전하게 사용한다면 하버마스가 생각했던 공론장이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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