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은 대학의 꽃이라고 불리는 축제가 열린다. 많은 대학은 축제를 통해 동아리와 과 활동을 알리고 협동심을 기른다. 이런 공통점 가운데 전국의 대학들은 제각기 학교의 특색을 갖고 차별화된 행사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우리 학교를 포함하여 많은 대학이 ‘대동제’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동제는 ‘다 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한다’라는 뜻이다. 함께 어울려 노는 축제라는 의미로만 대동제를 이해할 수 있지만 많은 대학들의 축제를 대동제라고 부르는 데는 역사적 배경이 숨어있다. 이때 이러한 대동제라는 이름은 1984년에 고려대학교가 자신들의 축제에 ‘석탑대동제’라는 이름을 붙이며 시작됐다. 당시 고려대 축제에는 여러 대학이 참여한 합동 위령굿이 진행됐는데 이후 해당 위령굿에 참여한 대학들이 대동제라는 이름을 표방하며 대학가 전반에 대동제라는 이름이 쓰이게 됐다.

  우선 대동제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에는 기존 축제문화 방식에 대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대동제라는 이름을 쓰기 이전의 축제에는 전시회, 연주회 등 소비를 중심으로 한 소비적인 문화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84년 이후 학원의 자율화와 민주화를 위한 학생 운동의 확산으로 소모적인 행사를 건강하고 생산적인 성격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 변화의 첫 번째는 개인의 소비적 문화가 아닌 민족적이고 공동체적 성격을 강조한 생산적인 행사의 개최였다. 일례로 1970년대의 축제에서는 전통문화인 탈춤 부흥 운동이 일어나 탈 춤, 씨름, 줄다리기 등 민속놀이가 주요행사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대에도 축제의 주요행사로는 줄다리기, 마당극 등 공동체적인 행사가 열리면서, 단과대별로 개최하던 축제는 ‘크게 하나 된다’는 의미의 대동제로 바뀌었다. 두 번째 변화는 축제가 사회 현실과 밀착한 문화의 성격을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1970·80년대 군사독재라는 정치상황에서 강제징집 후 억울한 죽임을 당한 학생들의 넋을 위로하는 합동위령굿과 대동놀이를 결합한 새로운 축제 문화를 통해 실현됐다. 이 외에도 마당극이나 공연 등을 통해 대학 축제는 비판과 풍자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했다.

  다 함께 즐긴다는 의미 외에도 ‘대동’이라는 구호 아래서 보다 의미 있는 축제를 위해 노력하였다는 점에서 대동제는 의미가 있다. 이에 크게 하나 된다는 뜻인 ‘대동’이란 표현을 기억하고 단결력 있는 축제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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