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은 대표적인 대학생 커뮤니티이다. 높은 접근성을 가진 ‘에타’의 가장 널리 이용되는 기능은 강의 시간표를 구성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각 학교의 학생들이 일상을 공유하는 장소로 자리잡았다.

  ‘에타’의 큰 특징은 해당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만이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디 생성 후 인증해야만 게시판 활동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또 내부 게시물을 외부로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존재한다.  이는 특정 그룹 내의 비밀을 유지해주는 규칙이지만, 집단을 폐쇄적으로 만드는 규칙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배타적인 소수집단에서는 부정적 일면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에타’ 이용자들은 대체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활동한다. 물론 실명제를 규율화한다고 해서 집단의 퇴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익명이 어느 정도의 악의적 자유를 보장한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에타’는 논쟁과 분란의 장이 되는 경우가 잦다. 문제는 이런 분쟁에 폭력, 혐오가 개입되었을 때, 해결해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신고기능은 건재한 편이다. 다수의 신고가 접수된 사용자는 게시판 이용이 불가능하도록 조치가 취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늘 옳지만은 않고, ‘에타’의 경우 오히려 혐오적인 게시자에 대항한 사용자가 정지되는 일이 잦다. ‘절대 중립’에 가까운 운영자의 게시판 관리는 분별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러한 정치적 입장이 가해질 때, 게시판은 순기능을 잃고 혐오와 폭력의 전시장이 되기 쉽다. 신고 시스템이 대항자의 목소리를 죽이는 압제로 변모한 것이다.

  그러나 ‘에타’는 여전히 접근성이 가장 높은 정보 앱이다. 에타의 편리한 기능을 포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러한 순기능을 이용하면서 각자가 불편하지 않으려면, 정보를 선택적으로 습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글 매무새에 현혹되지 않고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그 폭력에 동조하게 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주로 나타나는 분란을 보면,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더라도 약자를 공격하는 맥락인 경우가 많다. 그에 선동되어 ‘무심한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만 모두가 건강한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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