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거나 그리워하는 마음이 몹시 간절할 때 ‘굴뚝같다’는 표현을 쓴다. 우리는 굴뚝같은 마음으로 무엇을 바라는가?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생각난다. ‘난장이’인 아버지는 굴뚝 위에 위태롭게 앉아 달나라로 편지를 띄운다. 최선을 다해 살아도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 이 땅이 아닌, ‘희망의 공간’ 달나라로 가고자 한다. 아버지는 지금 달나라에 공을 쏘아 올리는 중이다. 

  평소 노동 문제에 관심이 거의 없었다. 나는 노동자가 아닐뿐더러 그 내용 역시 복잡하고 어려워 공감하기 힘든지라. 얼마 전, 기도회가 있다는 말에 파인텍 굴뚝농성 현장에 다녀왔다. 그런 자리가 처음이었다. 금속노조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홍기탁이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에게 노사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 열병합 발전소 75m 높이의 굴뚝에서 1년째 고공농성 중이다. 미안하지만 농성장에 다녀오기 전, 그리고 굴뚝 위의 희미한 불빛 두 개를 보면서도 내 마음에 변화는 없었다. ‘1년째 대답 없는 상대로 무모한 짓 그만하고 내려오지’.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눈에 밟힌다. 금방 잊혀질 거라 생각했는데 계속 생각난다. 밥은 어떻게 먹고 이 추운 날 잠은 어디서 잘까, 만약 저 사람이 우리 아빠였다면..

  누가 저들을 굴뚝 밑으로 내려오게 할 수 있을까? 정부나 단체?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나의 소심한 오지랖이 저 무모한 짓을 멈출 수도 있겠다는 근거 없는 용기가 생겼다. 당장 많은 사람이 관심 갖길 바라는 마음에 부끄럽지만 글부터 쓴다. 참여와 연대라는 뻔하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해본다. 더 많은 마음이 저 굴뚝에 닿기를 기대하며

  왠지 모르게 신경 쓰이고 마음 아픈 일에 눈 감지 않았으면 좋겠다. 굴뚝 같은 마음만 있다면 망설이지 말자. 대단한 것을 하자는 게 아니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별 거 없다. 그러나 그 ‘별 거’가 어쩌면 누군가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삶을 바꾼다. 이 희망으로 ‘난장이’ 아버지가 원했던 달나라를 함께 꿈꿔보자. 

  굴뚝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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