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는 한마디로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었던 인생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그의 무모하기까지 한 호기심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탓에 단순히 글자를 읽는 나까지도 가만히 앉아있기 힘들 정도였다. 전이되는 흥분에 온몸을 들썩이며 그렇게 나는 그의 인생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 성격은 다소 우유부단하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조금 심한 정도다. 마음이 약한 탓에 다른 사람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어떤 한 가지를 확실하게 밀어붙이기 보단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만 무수히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끔 그런 나를 바보 같다고 하거나 한 가지나 잘하라며 핀잔을 주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내 자존심은 차갑게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이 책은 나에게 “너는 틀렸어”라는 말 따위는 하지 않았다. 대신“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야.”라며 끊임없이 외치고 있었다. 이런 외침을 들으면서 나는 콧구멍이 벌렁거릴 만큼 흥분해 있었다. 리처드 브랜슨은 분명히 나와는 구별되는 점이 있다. 그는 노력형 인간으로 난독증을 앓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자기만의 읽고 쓰는 방법을 터득했고 10실링이 걸린 고모의 수영 제안에서도 서툴지만 멋지게 10실링을 얻어냈다. 또 도전적이었던 그는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잡지를 발행했을 때 학교 앞 공중전화 박스에서 저명한 기업들의 광고를 따내고 음반 사업을 시작하는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는 분명히 나와 리처드 브랜슨이 다른 점이다. 슬픈 것은 내가 그와 같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처럼 행동력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고 에너지를 얻었다.


 내 주위 사람들도 그렇지만 아마 거의 사람들 대부분의 공통점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안전함만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해보고 싶은 여러 가지 일들을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말하길 좋아한다. 그 일을 하고 있는 나를 상상하는 것 자체가 들뜨고 흥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재 위치에서 보이는 안정적인 길이나 걸어가라고 충고해준다. 계속해서 그런 충고들을 듣다 보면 ‘아, 내가 틀렸구나’하는 생각에 꿈들을 애써 접어보지만 그럴수록 더 해보고 싶어지는 게 인간 아니던가!


 리처드 브랜슨은 책에서 말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하라고. 그러나 자신을 믿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리처드 브랜슨도 항상 성공의 가도만 달려온 것이 아니라 뼈저린 실패의 경험도 많다. 나는 그런 실패가 두렵다. 그냥 끌리는 일에 무작정 뛰어들어보는 것도 젊음이란 이름으로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한없이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실패는 패배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리처드 브랜슨은 경험에서 이런 부분들을 익힌 것이다.


 그의 말처럼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불행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성공이 아니라고 믿는다. ‘어떤 일이 더 이상 재미가 없어질 때가 바로 일을 바꿔야 할 시기다.’라는 말에 나는 심하게 공감했다. 사람들은 철없는 소리라며 손가락질 하겠지만 나는 정말로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기 때문이다. 한 푼 더 벌겠다고 온 몸에 보이지 않는 무거운 족쇄를 칭칭 감은 채 한번뿐인 인생을 소비하는 건 끔찍한 악몽이다. 돈을 많이 벌면서 재미있길 바라는 게 욕심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렇다.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남이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닌데도 나는 끊임없이 남들의 말에 휘둘리고 있었다. 그 말에 휘둘려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이제껏 내 꿈은 돈 많은 부자인 줄 알았다. 어쩌면 그것을 일종의 로망으로 삼아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처드 브랜슨의 인생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꿈이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면서, 즐겁고, 후회 없이 사는 것. 이것이 정말 상상 속의 내가 꿈꾸는 것이 아닐까? 나는 딱히 기업을 운영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목숨을 건 열기구 탐험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그의 마음과 정신만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도 한 때는 10실링을 얻기 위해, 진흙탕에서 뒹굴어가며 서툰 수영을 하던 어린 아이였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인 기업의 CEO로 성장한 것처럼 언젠간 나도 꿈 많은 어린 소년, 소녀들의 심장을 뜨겁게 달궈줄 인생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출판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물론 지금 이 순간부터 나 자신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이제는 내 꿈을 비웃으며 내려다보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말해줘야겠다.


 “너희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상상, 그 이상이야” 라고.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