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동문 인터뷰] 반석디자인 대표 구덕회(경영ㆍ71학번)동문을 만나

 



쉰이 훌쩍 넘은 연세에도 구덕회(경영ㆍ71학번)동문의 웃음은 해맑고, 그의 목소리는 장난끼 어렸으며, 기운은 넘쳤다. 스스로 젊어 보이는 편이라고 말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 지난 10년 간 매일같이 산에 올랐다는 그. 10년 동안의 발걸음은 부지런함이 아니라 습관이라고 말한다. 하루 거르는 법 없이 산을 오르다 보니, 휴일이 돼도 빠지고 싶은 생각보다 하루라도 빠지고 싶지 않아 졌단다. 운동을 그렇게 매일했으니, 지금 그의 동안이 수긍이 간다. 긍정적인 생각이 몸과 마음에 배어 있는 구덕회 동문을 만나보았다.



원래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특별히 실내건축이나 인테리어에 대해 따로 공부한 건 아니었다. 학교 다닐 땐 선생님하란 말을 더 많이 들었다. 건축자재를 만드는 KCC에 입사한 게 인연이 됐다. 영업을 하게 되면 서울에만 있지 않고 지방으로도 가야 한다. 당연히 내게도 지방발령이 났었는데, 나는 지방으로 가려고 하지 않았다. 회사에선 자꾸 보내려 하고 나는 가기 싫어 하다가, 대리점을 하겠다고 하과선 나와 버렸다. 그렇게 KCC대리점을 시작했고, 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게 됐다. 전 직장 동료들도 많이 도와줬고, 실내건축은 자재 중심이라 일을 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선뜻 회사를 나오시다니 놀랍습니다.

 처음부터 영업부가 아니라, KCC 관리부서로 입사했다. 3개월 정도 일하고 있는데 당시 회사 지침이 영업, 건설사업 등으로 인력을 많이 확충하는 것이었다. 나야 관리부서에서 일한지 얼마 돼지 않아서 자진해서 영업부로 부서를 옮겼다. 당시는 직장생활을 해도 돈을 많이 못 벌던 때였다. 영업직을 통해 업무에 자신감이 생겼다.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던 차에 마침 지방으로 발령 나, 당당히 회사를 내 발로 나왔다.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 지금이야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능력만 인정받으면 과감하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직장생활도 괜찮아 보인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을 텐데요.

무엇보다 신용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에게 일을 맡긴 고객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우리에게 일을 맡기면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정도의 품질을 줘야 그 고객들이 다음 공사를 이어준다. 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와 좋은 사이인 고객이 나중에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기면 또 그곳에서 우리에게 일이 들어온다. 한 번 고객이 계속 고객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에게도 신용과 품질을 강조한다. 품질의 우수성이 곧 신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도 회사인 만큼 이윤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윤의 폭이 좀 적더라도 고객이 요구하는 바를 최대한으로 맞추는 것, 품질을 유지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곧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이 아닐까.

운영이 힘들었던 적은 없으신지?

역시 IMF때다. 당시 환율이 두 배 넘게 올랐다. 석유화학제품 등 자재 대부분을 수입하는우리로선 치명타가 아닐 수 없었다. 이윤을 내려고 공사를 시작했는데 참 타이밍이 안 맞았고. 은행 금리도 2배에, 당시는 모두가 힘들 때였으니까. 하루에도 열두번 그만둘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나마 근로자 노임이 3~40%로 줄어들면서 자재비가 오른 걸 일부 충당할 수 있었다.


주로 아파트 실내건축을 담당하시는데.

아파트 비중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별로 가리지 않고 다하는 편이다. 아파트나 사무실, 학교공사도 한다. 단국대 죽전 캠퍼스, 고려대 공사도 했다.

아파트 실내건축은 두 세 종류의 평수가 있을 뿐, 같은 평수의 아파트는 내부가 다 똑같다. 때문에 수량만 많아 보일 뿐이지 다른 것들보다 더 쉽다. 현재 진행 중인 건국대 앞의 스타시티 내부 공사를 맡았는데 아파트와 달리 다양한 상점이 들어가는 거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올해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종합건설 10대사하면 다들 머리속에 대충 그려지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도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쉽게 떠오르는 곳이 되고자 한다. 우리 회사가 지금 아파트 부문 1위, 업계 15위에 머물러 있는데 5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실내건축 하면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바로 생각나는 회사로 거듭나고 싶다.

우리가 하는 일은 서로 일을 해봐야 그 능력을 입증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리 잘한다고 말만 해서는 진짜 능력을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처음 3년 정도는 잘하고 싶어도 잘 안되는 시기라 시행착오를 겪고 내실을 다져가야 한다. 우리 회사는 올해로 25년이 됐고, 오래 일한 만큼 소장, 반장 등 우수인력들을 많이 확보했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 남은 사람들이 최상의 능력자들이다.
이렇게 기반이 잘 닦여져 있기 때문에 우리 사원들이 지금 하듯이 꾸준히만 해준다면 5년 이내면 이뤄질 거라고 예상한다.


학부생활은 어떠셨는지요.

나는 채플시간을 참 좋아했다. 당시 한경직 목사님도 계셨고 유명한 목사님들이 많이 찾아와 좋은 얘기를 하시곤 했다. 그냥 듣기만 하는 게 너무 아까워서 메모를 했다. 그 중 장로이기도 하셨던 이한빈 총장님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도자가 되려면 △시작 △동기부여 △팀워크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는 인내와 추진, 이 네 가지를 갖춰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 주위엔 우선 시작을 하고 보면 될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아무도 시작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일을 시작하고 그에 따른 동기를 부여하라고 했다. 일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면 팀워크를 통해 일을 더 재밌게 하고, 팀을 단단히 해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한다. 훌륭한 팀워크로 끝까지 일을 해낸다면 훌륭한 지도자다 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 때에도 정말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보니 아직도 이처럼 꼭 들어맞는 말이 없다. 우리 주위 어느 것에도 이 네 가지가 해당하지 않는 곳이 없다.


학교에는 많이 찾아오시는 편이십니까?

경영학부 홈커밍데이와 멘토링 때문에 얘기를 좀 나눴다. 경영학부는 졸업생이 많은 데도 아직 이런 활동들이 활발하지가 않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다시 찾아가고 싶어도 가보기가 쉽지가 않다. 살기가 바쁜 것도 있겠지만 아무런 행사도 없이 막연히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를 찾아갈 작은 동기 하나를 마련하는 것이 참 중요하고 좋은 일이다. 이 홈커밍데이가 경여학부의 중요한 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후배들에게 한말씀 하신다면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대로 말이 나오고 행동이 나온다. 그것이 곧 습관이 되고 운명이 되는 것이다. 그간 살아오면서도 긍정적 사고가 많이 도움이 됐다. 또, 꿈을 구체화 시켜라. 어려운 날도 있겠지만 비전이 있는 사람은 그 비전과 목표 덕에 헤쳐나갈 수가 있다. 목적지 없이 이리저리 휘둘리며 사는 것보다 내 자신의 목표를 두고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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