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근 젊은이들의 두 가지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한 이야기는 제가 살고 있는 땅 한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어른들에게 들려준 목소리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아주 먼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있었던 세계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서 스웨덴의 한 10대 소녀가 온 인류에게 들려준 목소리입니다. 이 두 목소리는 저를 공정함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목소리는 한국의 긴박한 정치적 상황에서 나온 목소리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몇몇 대학 캠퍼스에 모여서 어떤 정치인에 대한 반대의 의견으로 내어놓은 분노의 목소리입니다. 이 목소리에 대해서는 갑론을박 여러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한 쪽에서는 ‘이들이 드러낸 분노의 목소리가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들을 꾸짖었습니다. 다른 한 쪽에서는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이들을 옹호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꾸짖는 편에 있습니다. 그런데… 숭실 교정에서 만난 많은 학생들이 저의 꾸짖음에 동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 목소리에 대해서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른 목소리는 매우 울림이 큰 것이었습니다. 저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소리였습니다. 유엔 본부에서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당신들의 빈 말이 나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 사람들이 고통당하면서 죽어가고 생태계 전체가 붕괴하고 있는데, 당신들은 끊임없이 돈과 경제 성장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미래 세대들이 당신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들의 미래를 짓밟는 배신을 계속해 저지른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연설하였습니다. 그녀의 연설은 저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저는 다음 세대의 삶의 터전을 망쳐버렸다는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소녀의 목소리가 한국의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오버랩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혀 다른 맥락에서 전혀 다른 관심으로 나온 별개의 목소리인데, 왜 이 두 소리가 한꺼번에 저의 귀를 울렸을까요? 왜냐하면 이 두 목소리가 제가 대학 시절에 너무나도 많이 외쳤던 공정함의 문제를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의 분노가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했던 저의 꾸짖음에 동의하지 않은 숭실 교정의 학생들의 마음에서 공정함에 대한 그들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정함에 대한 글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제가 읽은 글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사회 경제적 자원 분배가 원활하지 못하는 현실과 심각한 환경 문제 앞에서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면서 꿈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혹시 한국의 젊은이들이 드러낸 한 정치인에 대한 분노가 여기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가 불공정함에 대한 분노이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여전히 저는 그 젊은이들이 가리켰던 분노의 화살은 잘못된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숭실 교정에서 저의 꾸짖음을 불편하다고 말한 많은 학생들이 가리키고 있는 화살의 방향은 한국 사회의 불공정함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어른은 그 불공정함의 문제를 그냥 넘겨버리면 안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어른이 미래 세대를 향해서 답할 차례입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다시, 공정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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