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외로울 때 시를 읽으렴』 신현림 저
『아들아, 외로울 때 시를 읽으렴』 신현림 저

  잘 읽지 않는 시집을 잡게 된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시는 원래 따분한 것이라 여겼다. 소설처럼 재미있지도 않고, 다른 “두꺼운” 책들처럼 지식이 남지도 않는데 왜 시를 읽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들아, 외로울 때 시를 읽으렴>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새벽에 괜히 연락처를 뒤져본 적이 있는가? 괜히 연락하면 귀찮아 할까 봐 포기한 적이 있는가? 누구나 한번쯤은 그랬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숨죽여 울며 밤잠을 설친다. 넓고 얕은 관계가 판을 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외로움일 것이다.

  외로움을 느끼더라도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혼자 끙끙대며 속을 태우는 게 일반적이다. 속이 새까맣게 타버릴 때 외로움은 의도하지 않았던 형태로 튀어나와 주변 사람들을 상처 입힌다. 외로움을 쉽사리 토로할 수 없는 이유는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아들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이라는 따뜻한 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힘내라는 한마디가 아닌 시를 읽으라는 권유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작가는 직접적으로 자신의 말을 전달하지 않는다. 대신 그 뒤에 따라오는 시들이 작가의 말을 대신한다. 이러한 시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며, 또 읽는 이들을 위로한다. 말 대신 시로 메시지를 전하는 구성은 저자의 메시지가 단순한 충고를 넘어 따뜻한 위로가 되게 한다.

  이러한 구성은 저자의 시에 대한 견해가 한 몫을 한 것 같다. 저자는 시가 따분하다는 말에 “시 없는 인생은 시시하다”고 응수한다. 시는 잊힌 사랑과 정을 살려내고, 삶을 좀더 값지게 해준다. 답답하고, 힘들고, 막막할 때, 목놓아 울고 싶을 때, 다시 살고 사랑하고 싶을 때 시를 읽어야 한다. 시는 진정한 영혼의 자기 개발서이다. 이러한 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저자가 시를 통해 말을 할 수 있게 했다.

  저자의 시에 대한 견해처럼 시집에 실린 110편의 시들은 외로움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며 힘들 때, 그리움에 사무칠 때 따스하게 안아준다. 외로울 때 시를 읽으라는 제목은 결코 허세가 아니었다. 힘든 이들에게 이 시집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감히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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