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25일 베어드홀 5층에서 지역주민 대상으로 프로그램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듬해인 19993월에 4개 반 5주 일정으로 시작한 창의력 수학교실2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이제는 7세부터 중1까지 봄, 가을 각각 15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 지면을 빌어 당시에 아무것도 없었던 이 교육을 위해 고민하며 교재를 만들고, 가르쳤던 교수님들, 보조교사로 참여했던 대학원생들, 그리고 지원해준 대학본부에 감사를 드린다.

  창의력수학교실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인정받아 숭실대학교 제1호 학교기업으로 등록하여 교육부의 지원을 받게 되었고 교육기업의 이름도 “FLEX MATH”로 변경했다.

  창의력수학교실 초기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게시판을 열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들어와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그랬더니 이 문제 빨리 풀어주세요. 급해요.” 하며 숙제를 올리는 아이, 어려운 퍼즐을 올리며 이 문제 풀어봐요라고 도전하는 아이, “수학 누가 만들었어요?” 하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었다. 또 가끔 수학 선생을 욕하는 심한 글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올라왔던 글은 수학 왜 배워요?”라거나 수학 어디에 써요?”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런 질문은 초등학생뿐만이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수학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학부모들도 마음 저편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수학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전공 분야의 대학생들 역시 이런 질문에 공감할 수 있다. 강의평가에 나는 프로그래머가 되려고 하는데 미적분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적은 것을 예전에 본 적도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토록 긴 시간 동안 어려운 수학을 배우고 있을까? 또 세계의 거의 모든 대학이 학생들에게 미적분학(Calculus) 수강을 요구하고 있을까?

  창의력수학교실의 목표 중 하나는 학생들이 흥미로운 수학적 활동을 통해 창의력과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다. 대학 미적분학의 교육목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전공공부에 필요한 미분과 적분 방법 및 응용을 배우는 한편 그 과정을 통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따라서, 전공에서 미분과 적분이 직접 필요하지 않은 분야의 학생들에게도 미적분학 과목은 중요할 수 있다.

  오래전 신문에서 모회사 사장님이 입사시험에 미적분학을 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미적분학을 잘하는 직원이 일도 잘 하더라면서 다른 회사들도 미적분학 시험을 보라고 권유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수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말씀이었다. 학부 때부터 전산 분야 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해서 지금은 IT 분야 중소기업 사장이 된 수학과 졸업생의 말이 생각난다. “3학년 때 위상수학을 배우며 나는 졸업하면 프로그램을 할텐데 이런 추상적이고 증명만 하는 과목을 왜 배워야 하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무에서 큰 프로젝트를 맡아 일의 흐름을 분석하고 처리 과정을 정하면서 수학과에서 나도 모르게 익힌 문제를 정의하고 증명했던 논리적 추론과정이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수학은 기초학문이라고 한다. 어렵지만 수학 공부를 통해 익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문제해결력으로 매일 닥치는 다양한 문제들을 잘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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