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진행된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했다. 지난달 24일(금) 진행된 ‘영상영어’ 과목의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시험 도중 익명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정답을 공유했다. 지난달 28일(화)에는 ‘현대인과성서’ 과목 시험 진행 중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시험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글이 게시됐다. 이외에도 온라인 퀴즈 형식으로 진행되는 시험을 함께 보자고 권유하는 글도 빈번히 게시됐다. 하지만 학교 본부는 부정행위가 만연한 현재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먼저 학교 본부는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중간고사 시행 전에 교수들에게 배포해야 했다. 그러나 학교 본부는 강의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진행 방식을 통제하지 않았다. 물론 중간고사 또한 강의의 일부인 만큼 교수가 강의 방식에 맞는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중간고사는 강의 외에 평가의 목적도 있기 때문에 강의 방식을 존중함과 동시에 공정성을 확보해야 했다. 그러나 학교 본부는 과목 담당 교수의 강의 방식을 우선시했고, 그 결과 발생한 부정행위로 인해 공정하게 시험을 치른 학생이 피해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학교 본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온라인 중간고사 시행 전 본교는 온라인 중간고사 공정성에 관한 민원이 접수될 경우 조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에브리타임 내에서 논란된 중간고사 부정행위는 학교 측에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이는 학생들이 민원 접수가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임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학생들의 민원 접수 후 조치할 계획이었다면 그 전에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가 수반됐어야 한다.

  이에 학교 측은 “온라인 강의와 관련된 민원이 꾸준히 있었기에 별도의 공지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부정행위가 발생했다.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민원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부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계속 진행될 온라인 중간고사에 대비해 부정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부정행위의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부 학생들의 비도덕적 행위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중간고사 시행 전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학교 본부도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 학교 측의 추가적인 대응이 없다면 이후 진행될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본교가 신속히 대응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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