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

  아내와 사별한 지 6개월, 주인공 벤저민(멧 데이먼)의 삶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설상가상으로 엄마의 부재를 겪게 된 그의 자녀들도 격동의 사춘기를 보내게 된다. 퇴학을 당하게 된 사춘기 아들과 일곱 살의 어린 딸을 두고, 벤저민은 깊은 고민 끝에 새 출발을 결심한다. 남아있는 아내의 흔적에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것. 벤저민은 교외로 나가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지만 이 집에서 살 게 되면 약 250마리의 동물 식구들이 딸려오는 곤경에 처한다. 폐장 위기에 처한 동물원을 갑작스럽게 떠안게 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동물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어린 딸의 모습에 벤저민은 동물원 전체를 구매한다. 이 극적인 줄거리가 실화 기반이라는 점에 있어 놀라움이 더 해진다. 실제 영국 칼럼니스트 벤저민 미는 아버지와 사별한 어머니를 모시고자 일을 그만두고 영국에 있는 다트무어 동물원을 산다. 벤저민 가족은 단 1년 만에 다트무어 동물원을 세계적인 명소로 성장시키고, 영화는 이 감동 실화를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 영화 속 벤저민은 전 재산을 투자하여 동물원 재개장을 준비한다. 그러나 칼럼니스트였던 그는 동물원에 대해 무지했고, 동물원 보수에 많은 돈을 투자하며 사기꾼으로 의심을 받기도 한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벤자민 가족은 아프리카 사자, 벵갈 호랑이, 회색 곰 등 수백 마리의 동물들과 교감하며 그들 나름대로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 동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동물원이 형태를 갖추어 감에 따라 피해왔던 상처와 마주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엄마와, 아내와의 기억을 진정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된다. 영화는 끊임없이 도전과 용기, 그 속에서 성장하는 가족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딱 20초만 미쳤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봐. 상상도 못 할 일이 펼쳐질 거야’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치유가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소박하지만 거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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