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만든 비극, 동물 유튜버가 낳은 논란
조회수가 만든 비극, 동물 유튜버가 낳은 논란
  • 민병헌 기자
  • 승인 2020.05.18 14:23
  • 호수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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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관련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반려동물을 고의로 굶겼다는 논란이 일며 비판을 받았다. 갑수목장의 콘텐츠 외에도 유튜브에는 수많은 동물 관련 콘텐츠가 올라오는데, 이러한 영상들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동물 관련 콘텐츠의 경우 동물에게 가해지는 행위가 동물 학대라는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동물 학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 해당 콘텐츠들에 대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튜브 동물 콘텐츠, 학대 논란 있어

  최근 유튜브에서 동물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에서 7월 사이 강아지 관련 동영상의 조회수는 전년 동기 대비 86%, 고양이 관련 동영상의 조회수는 77% 증가했다. 하지만 동물 관련 콘텐츠 중에는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 관련 콘텐츠 중에는 동물이 먹기에 자극적일 수 있는 레몬을 먹이고 그들의 반응을 촬영하는 영상들이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레몬을 먹고 몸을 떨거나, 레몬을 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투명벽·휴지벽 챌린지’라는 동물 관련 콘텐츠도 있다. 투명벽·휴지벽 챌린지는 비닐랩이나 휴지로 만든 벽을 점점 높여가며 반려동물의 반응을 살피는 콘텐츠다. 해당 콘텐츠에서 벽을 마주한 동물들은 벽을 뚫고 나오거나, 벽을 뛰어넘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동물 관련 콘텐츠가 동물 학대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반려동물 커뮤니티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은 “투명벽 챌린지는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고 놀라는 상황을 연출하는 콘텐츠”라며 “거부권이 없는 동물에게 이런 챌린지를 시키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튜버 갑수목장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논란이 일었다. 갑수목장은 논란이 일기 전 구독자 수 50만 명 이상을 보유했던 유명 유튜버다. 갑수목장은 주로 실내에서 고양이의 일상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했다. 하지만 갑수목장은 콘텐츠를 촬영하기 위해 고의로 반려동물에게 공포감을 줬다는 논란이 일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 1월 19일(일)에 갑수목장 채널에 ‘태어나 처음으로 쥐를 본 반응’이라는 영상이 게시됐다. 게시된 영상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투명 상자 속에 있는 햄스터를 관찰한다. 해당 영상의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햄스터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동물 학대라며 비판했다. 이에 갑수목장 측은 “물리적 접촉이 없어도 햄스터가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사과했다. 또한 지난 7일(목) 갑수목장의 콘텐츠에 출연하는 유기 동물들이 사실 펫숍에서 구매된 동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갑수목장 측은 “펫숍에서 구매했다는 주장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쥐를 본 반응‘ 영상에서 고양이가 햄스터를 보고 있다. 자료: 유튜브 ‘갑수목장
‘태어나 처음으로 쥐를 본 반응‘ 영상에서 고양이가 햄스터를 보고 있다. 자료: 유튜브 ‘갑수목장

  동물 학대의 기준은?

  동물보호법 제2조(정의)에 따르면 동물 학대는 동물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및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해 조치를 게을리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한,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 학대 등의 금지) 2항에 따르면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살아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는 행위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학대 행위로 인정된다. 이외에도 유튜브는 ‘폭력적이거나 노골적인 콘텐츠에 대한 정책’을 통해 불필요하게 괴롭히거나 해를 가해 의도적으로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장면이 포함된 콘텐츠는 업로드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갑수목장이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고양이를 굶기는 행위는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라 동물 학대로 인정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서약’ 신성현 변호사는 “촬영을 위해 고양이를 굶긴 것은 확실히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며 “동물보호법으로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에게 레몬을 먹이는 콘텐츠에서 고양이는 레몬에서 나는 시트러스 향을 본능적으로 피하려 한다. 강아지의 경우 강한 향이 후각뿐만 아니라 기도에도 자극이 되기 때문에 레몬을 먹을 시 구토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투명벽·휴지벽 챌린지의 경우 콘텐츠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반려동물에게 상해가 발생할 시 동물 학대로 인정되지만, 상해가 없다면, 신체적 고통 및 스트레스 여부에 따라 동물 학대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대해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권현정 변호사는 “해당 콘텐츠는 동물에게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반려동물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수의사가 반려동물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명시하면 동물 학대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콘텐츠가 동물 학대로 인정될 경우 동물보호법 제46조(벌칙) 2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동물 학대 영상을 인터넷에 게시한 경우 추가로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해당 콘텐츠를 동물 학대라고 여기지 않는 시청자도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반려동물에게 레몬을 먹이는 콘텐츠나 투명벽·휴지벽 챌린지의 경우 레몬을 먹고 동물이 몸을 떠는 모습이나 벽에 부딪히는 모습이 귀엽다는 반응을 보인다. 지난 2018년 유튜브에 게시된 ‘레몬 처음 맛본 강아지의 반응 온도차이 ㅋㅋㅋ’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강아지는 레몬과 메론을 번갈아 맛본다. 해당 영상은 천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으며, 시청자들은 강아지가 귀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갑수목장의 콘텐츠처럼 동물 학대가 명백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비판이 일었다. 갑수목장은 반려동물을 굶기고 햄스터에게 공포심을 준 것 외에도, 펫숍에서 구매한 반려동물을 유기된 동물을 구조한 것처럼 속여서 콘텐츠를 제작했다. 갑수목장 외에도 지난해 1월 유튜브 채널 ‘Olly야 즐겁개 살자 YOLO Dog_Olly’ 또한 분양된 강아지를 유기견처럼 꾸며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 밝혀졌다.

  유튜브 내 동물 콘텐츠 성행하며 반려동물 유기·판매 문제 높아져

  유튜브에서 동물 관련 콘텐츠가 성행하는 만큼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9년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따르면 2019년 신규 등록 반려견은 약 79만 마리로, 전년 대비 약 443% 증가했다. 그러나 유기되는 반려동물 또한 늘어났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보호 조치된 유실 및 유기동물은 약 135만 마리로, 이는 지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의 무분별한 분양을 막아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의 보호 및 복지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2019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소유자의 의무교육 도입’ 필요성에 응답자 중 74.8%가 대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반려동물 소유자에 대한 교육 및 입양 전 교육이 의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누구나 반려동물을 구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스위스에서는 반려견을 입양하려면 반려견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독일 또한 지난 2011년부터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입양 전에는 이론 시험을 치르고, 입양 이후에는 실습 시험을 진행한다. 농림축산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소유자 의무교육 도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한편 유튜브에서 동물 콘텐츠가 성행함에 따라 늘어나는 반려동물 분양이 펫숍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펫숍에서 판매되는 일부 강아지의 경우 상업적 목적을 위해 강아지 공장에서 교배와 사육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동물 학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다. 동물훈련사 강형욱 씨는 “애견숍, 대형마트 등에서 개를 구입하는 일은 강아지 공장 같은 비인도적 행위를 간접적으로 돕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동물판매업 허가·등록제를 운영 중이다. 동물판매업은 시·군·구청에 등록하며, 등록하기 위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정한 시설과 인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동물판매업자는 동물판매업 등록 이후 2개월 이상 동물 판매 및 운영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으로도 반려동물이 판매되면서 불법적으로 거래되거나, 반려동물의 관리가 부실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반면 독일의 경우 반려동물 입양은 유기 동물 보호소인 ‘티어하임’에서 이뤄진다. 티어하임은 독일 동물보호협회에 의해 운영되는데, 독일은 펫숍에서 개와 고양이판매가 금지돼있기 때문에 티어하임을 통해서만 반려동물 입양이 가능하다. 티어하임에서 동물을 입양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의무적으로 3회의 적응 교육을 받도록 한다. 영국 또한 2018년 제삼자를 통한 반려동물 거래를 금지했다. 이는 펫숍에 동물을 납품하는 업체가 동물을 소홀히 관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의 안전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는 지난 2018년부터 독일의 티어하임을 벤치마킹한 동물복지센터를 세우고 있다. 동물복지센터에서는 △유기동물 보호 △입양 △교육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통해 동물보호·복지 수준을 향상할 예정이다. 계획 내용으로는 △동물 구매 시 사전 교육 의무화 △무허가·무등록 영업자 처벌 강화 △무허가·무등록 영업자의 온라인 홍보 금지 등이 있다. 사전 교육 의무화의 경우 2022년까지 동물 생산·판매업자를 통해 반려동물 구매 시 구매자가 사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한다. 또한 무허가·무등록 영업 적발 시 기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었던 형벌을 오는 2021년까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한다. 인터넷을 통한 동물 거래의 경우 2022년까지 허가·등록을 받은 영업자 외에 온라인을 통해 반려동물 판매 홍보를 금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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