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하는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 그래서 대중 앞에 서는 중압감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우리의 뇌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해 기능의 50% 이상을 사용한다.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상황에 절반의 힘이라니...

  주변에서 ‘포기하고 편하게 면접 봤더니 합격했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바로 스트레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수업 시간에 발표를 경험해보는 것이다. 발표 장소에는 면접관 같은 교수가 존재하고, 나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면접 연습으로는 제격이다. 여의치 않다면, 면접스터디도 좋다.

  둘째,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합숙면접을 제외하면, 면접은 2~30분 이내의 단시간에 이뤄진다. 심지어 그 2~30분의 시간도 나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라 함께 면접을 보고 있는 다른 지원자들과 공유하는 시간이다. 면접관은 그 짧은 시간 동안 나에 대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지원자가 맞을까?’ 

  소개팅을 생각하면 쉽다. 주선자로부터 연락처를 받아서 서로 카톡을 주고받았다. 뭔가 보정 어플을 잔뜩 사용한 것 같지만, 그래도 프로필 사진을 통해 외모나 스타일도 확인했다. 상대방에 대해서 어느 정도 평가가 끝난 상태다. 소개팅 당일이 되었다. 사전 평가에 따라 기대감을 가지고 또는 주선자를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소개팅 장소로 나갈 것이다. 만났더니 어떤가? 기대했던 것처럼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다. 어쩌면 기대 이하일수도 있을 것이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면접관은 우리가 보낸 이력서, 자기소개서, 인·적성결과, AI검사결과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평가가 끝난 상태다. 면접을 통해서 생각했던 것처럼 괜찮은 사람인지 확인만 하면 된다. 기대 수준이 아주 높은 사람이라서 간단한 몇 가지 질문만으로도 괜찮은 사람임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전에 좀 별로였던 사람은 몇 가지 질문만으로도 역시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질문을 더 할 수도 있고, 좀 애매해서 질문을 더 할 수도 있다. 간혹 받은 질문의 개수로 당락을 예측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터무니없는 추측이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을 할까?

  자기소개서에 적어놓은 내용대로 뛰어난 역량을 갖췄는지 확인차 질문할 수 있다. 원하는 답변을 얻는다면 지원자에 대해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드러난 지원자의 성격와 인·적성 결과가 달라서 질문할 수 있다. 영업부서 지원자의 인·적성 결과가 내향적인 성격이라 영업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 질문할 수 있다. 동일한 질문이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의도가 달라진다. 질문의 의도가 뭔지 파악하려면 사전에 나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야 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숙지해야 하고, 인·적성결과를 추정할 수 있도록 성격유형검사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해야 한다.

  셋째, 정답만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면접의 유형은 다대다 면접이다. 면접관 셋에 지원자 셋이 가장 많은 유형이다. 면접관이 질문하고, 오른쪽에 있는 지원자부터 답변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가장 오른쪽에 있는 지원자가 정답을 말한다. 예를 들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면, 첫 번째 답변자가 언텍트(untact)를 얘기해버리는 것이다. 똑같이 답할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답변을 준비해야한다. 사전에 준비가 잘되어 있다면 이것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식상한 답변이 아닌 무언가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면접이 어렵다. 하지만 하나 명확한 것이 있다. 서류평가 단계의 목적이 부적합한 지원자를 배제하기 위함이라면, 면접의 목적은 가장 적합한 지원자를 선발하는 데 있다. 즉 합격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압박 면접을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생각을 바꿔보자. 압박 면접은 날 선발하기 위해서다. 놓치기 아까운 인재인데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이다. 면접관이 날 뽑기 위해서 질문한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스트레스가 사라졌다면? 이제 100% 기량을 발휘하여 날 뽑지 못해 안달 나게 만들어주자. 다음 주에는 면접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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