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이유 있는 재개봉 - 영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명작의 이유 있는 재개봉 - 영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 김은지 (문예창작 졸)
  • 승인 2020.09.15 10:03
  • 호수 1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첸 카이거 감독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첸 카이거 감독

 첸카이거 감독의 영화가 ‘디 오리지널’ 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재개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영화에서 15분이 추가된 총 171분의 러닝타임은 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패왕별희와 장국영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향수로 다가오고 있다. 1925년 중국 군벌시대를 시작으로 문화 대혁명이라는 중국 역사의 역동 시기를 거쳐 마오쩌둥이 죽고 난 1977년까지의 대서사시가를 관통하는 주된 시간이다. 긴 러닝타임 만큼이나 50년 가까이의 시간이 스크린에 담기며 첸 카이거 감독은 격동의 시기 속 피어나는 사랑과, 탄압 속에서도 경극을 이어가고자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이 모든 요소를 화려한 볼거리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 라인으로 묶기 위해 첸카이거 감독은 경극을 선택한다. 긴 역사를 지닌 중국 역사의 틈바구니에서도 역사, 시, 무술, 곡예, 전통 음악 등 예술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경극이야말로 중국 문화의 상징이자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이기에 제격이다. 하나의 예술을 넘어서 중국과 함께 살아 숨 쉬었던 경극이 <패왕별희>를 이끌어 나가며, 영화는 경극과 역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산당의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민중의 애환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나아가 패왕과 우미인의 사랑 이야기를 영화의 주인공인 데이(장국영)과 샬로(장풍의)의 미묘한 관계와 병치시키며, 경극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인물들의 갈등 또한 다각도로 포착해 내고 있다. 항우와 유방의 서사가 역사적인 맥락을 이어나가고 있다면, 데이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서정적이기에 영화 속 인물들이 역사의 모진 풍파에 시련을 겪고 서로를 밀고 하는 모습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밖에 없는 지점을 지닌다. 데이 역의 故 장국영은 마치 데이가 실존 인물인 것 같은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감탄을 자아낸다. 15분 추가된 장면들 역시 영화의 개연성과 볼거리를 더 하며 낯선 경극 예술을 담은 영화가 오늘날에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완벽하게 설명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