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이후, 음주운전 처벌 강화 다시금 대두돼
윤창호법 이후, 음주운전 처벌 강화 다시금 대두돼
  • 김도윤 수습기자
  • 승인 2020.09.28 14:13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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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수) 인천 을왕리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가던 50대 치킨집 주인이 역주행하던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다음날인 10일(목) 피해자의 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9월9일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인은 사고 소식을 전하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후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해당 청원은 지난 26일(토) 기준으로 60만 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해당 청원은 다음달 10일(토) 마감될 예정이다. 을왕리 음주운전 가해자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8%를 넘은 만취 상태였고 현재 ‘윤창호법’이 적용돼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현행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경우를 술에 취한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동승자 또한 음주운전 방조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윤창호법은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해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18년 이러한 내용의 윤창호법이 시행되며 과거에 비해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형량이 크게 강화됐지만 여전히 앞선 사례와 같이 비극적인 음주운전 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일)에 서울 서대문구의 도로를 달리던 음주운전 차량이 가로등을 박고 이에 부딪힌 6살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또한 지난 7월 9일(목), 경기도 이천에서 국토종단 중이던 마라톤 선수 3명이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처벌 강화에도 음주운전 사고 소식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된 처벌을 더욱 강화하고 음주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목) 인천 을왕리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자의 딸이 올린 국민청원 게시글.

 윤창호법, 
 음주운전 처벌 및 기준 강화해 


  윤창호법은 지난 2018년 9월 군대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 씨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법안이다. 이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 윤창호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하 특가법) 개정안’ 및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특가법 개정안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통해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해를 입힐 경우 기존보다 처벌이 강화된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낼 경우 기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최저 3년 이상의 징역 및 최고 무기징역’으로 형량이 강화됐다. 상해 시에도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18일(화)부터 시행됐다.

  또한 윤창호법 중 하나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음주운전 적발 기준 또한 강화됐다. 음주운전의 면허정지 기준은 기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 또한 ‘0.10%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변경됐다. 더불어 3년간 음주운전 ‘적발 3회 이상’ 시 운전면허 취소가 이뤄지던 것이 ‘적발 2회 이상’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이와 함께 기존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징역 1년 이상 3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처벌이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징역 2년 이상 5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로 변경됐다. 해당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지난해 6월 25일(화)부터 시행됐다.

 

 윤창호법 시행 후 
 지난해 음주운전 줄었지만 올해 다시 늘어  


  윤창호법 시행 이후 2019년 음주운전 비율은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이 발표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8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9,381건이었던 것에 비해 2019년 15,708건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이어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의 경우 2018년 346명에서 2019년 295명으로 전년 대비 14.7% 줄었으며, 음주운전 교통사고 부상자의 경우도 2018년 32,952명에서 2019년 25,961명으로 21.2%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 전문가들은 윤창호법이 효과를 나타냈다고 분석한다. 세웅법률사무소 현승진 변호사는 “처벌 수위가 오르며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들이 경각심을 많이 갖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재범 등 억제 효과가 있어 성공적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음주운전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1일(월) 경찰청은 올해 1월에서 8월 사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전년보다 15.6%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늘어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사람들 사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음주운전 단속이 약화됐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올해 늘어난 음주운전에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1일(월) 경찰청 김창룡 청장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음주운전은 반드시 단속된다’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도록 엄정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우선 경찰은 음주운전 집중단속 기간을 2개월 연장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금)부터 오는 11월 17일(화)까지 전국 경찰서에서 주 2회 이상 단속을 통해 최대한 음주운전을 적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시간대를 불문하고 상시 단속을 추진할 예정이다.

 

 음주운전 처벌, 
 아직도 미약하다는 비판 일어
 

  일각에서는 윤창호법 시행 이후로도 음주운전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아직도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7일(수) ‘음주운전. 실제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자는 “윤창호법이 생겼는데도 합의를 하면 감형이 되어 유야무야되고 있다”며 “음주운전을 엄중처벌하는 기준이 생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총 82,884명이 참여한 채 마감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음주운전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하 특례법)’이 아닌 특가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률사무소 ‘스스로닷컴’의 한문철 변호사는 “윤창호법은 사망사고가 나면 무조건 징역형을 선고하게 돼 있는데 특례법은 벌금형으로 선고될 수 있다”며 “모든 음주운전의 처벌을 예외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특례법이 아니라 중과실일 땐 가중 처벌할 수 있는 특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음주운전 사고의 경우 가해자의 음주 상태에 따라 특례법과 특가법으로 적용되는 처벌이 다르다. 특례법의 경우 처벌이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특가법보다 형량이 낮은 편이다.

  음주운전 동승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지난 17일(목)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방조한 동승자 처벌 강화에 대해 83.4%가 ‘공감’ 또는 ‘매우 공감’한다고 답하며 대다수가 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4일(월) 국민청원 게시판에 ‘8월 29일 새벽 시화방조제 근처 토스트가게로 돌진한 음주차량에 사망한 피해자 와이프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인은 “음주운전 가해자뿐 아니라 동승자도 처벌할 수 있는 법을 강화해달라”며 “동승자는 절대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에는 지난 26일(금) 기준 16,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해당 청원은 다음 달 14일(수) 마감된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 발의돼 

  대다수 여론이 이러하자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을왕리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를 바탕으로 ‘음주운전 방조죄’를 통해 음주운전 동승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는 윤창호법과 같이 특가법 내에 음주운전에 대해 방조 및 교사 행위를 추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도로교통법에도 음주운전 방조 처벌 규정을 추가하는 것 또한 고려 중이다.

  사전 음주운전 방지를 위해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제시되기도 했다. 지난 19일(토)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음주운전으로 인해 면허 정지 또는 취소 처분을 받은 사람이 일정 기간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설치된 차량만을 운전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러한 법안은 단순히 음주운전 처벌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닌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7일(금)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택시나 버스 등 ‘여객 운송’에 사용되는 차량의 운전석에 음주 측정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이를 시동 장치와 연동 시켜 일정 수준 이상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될 경우 시동 자체가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이러한 음주운전 방지장치는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 시 음주 운전자의 자기부담금에 대한 한도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4월 8일(수), 국토교통부는 음주운전 운전자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존 음주 운전자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을 경우 300만 원, 재물에 피해를 입혔을 경우 100만 원 한도의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을 시 1,000만 원, 재물에 피해를 입혔을 시 500만 원 한도의 음주운전 사고부담금이 부과된다. 이러한 개정안은 다음 달 22일(목)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윤창호법이 시행됐음에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와 피해자들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올해 음주운전 사고가 다시금 증가하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2년 전 윤창호법의 발의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서 관련 법안과 대책들이 발의되고 있는 가운데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 관련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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