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버트 그레이프' 라세 할스트룀 감독
'길버트 그레이프' 라세 할스트룀 감독

  영화는 피터 헤지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동시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가 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조니 뎁이 형제로 열연한 영화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길버트는 미국의 시골 마을에 살며 풍족하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 아버지의 자살 후 가장과 다름없어진 주인공 길버트(조니 뎁)는 망하기 직전의 식료품점에서 근무하며 생활비를 번다. 생활고만큼 그가 처한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집에는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움직이기 힘들 만큼 살이 찐 어머니가 7년째 은둔 생활 중이고, 그의 누나는 학교 구내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직장을 잃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남동생 아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지체 장애인이다. 아니는 길버트를 도와 일을 하지만 그마저도 사고의 주범이 될 때가 부지기수고, 막냇동생 엘렌과 길버트는 사사건건 부딪치는 관계이다. 마음 하나 붙일 곳 없는 길버트는 가정주부 베티(줄리 엣 루이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간다. 이토록 희망이 없는 삶 속에서도 길버트는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 아버지가 남긴 집과 가족이 그가 지켜야 할 전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자동차 고장으로 인해 엔도라에 머물게 된 베키를 만나게 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책임감에 눌려 정지된 삶을 살고 있었던 길버트는 베키의 자유분방한 모습에 빠져들며 처음으로 가족으로부터 벗어날 결심을 하게 된다. 결국 길버트는 베키가 아닌 그의 가족을 선택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돌아간 집에서 어머니의 죽음으로 길버트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 그의 가족들 또한 가족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영화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다. 결국 가족이란 지리멸렬한 공동체인 동시에 고통과 시련을 함께 이겨내고, 한 개인을 성장으로 이끄는 매개체이다.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연결고리가 주는 역설을 따뜻한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기에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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