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열풍으로 주식투자에 관한 공부할 거리가 넘쳐나고 있다. 블로그, 유튜브 뿐만 아니라 절대로 따라해서는 안될 리딩방 광고도 문자로 쏟아진다. 서점에 가면 주식투자 서적란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 중 어느 것을 선택하여 공부하느냐는 중요하다. 쓸모없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공부한다면 시간 낭비에 그치지만, 공부해서는 안되는 내용들도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인터넷 서점에 주식투자 서적 랭킹을 체크해 보았더니 제목만으로 필자가 추천할만한 책은 상위 20개 서적 중 2권 뿐이었으며, 돈 낭비인 책이 12권이었다. 나머지 6권은 제목만으로는 명확히 판단하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읽어보면 돈 낭비임이 판명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책이 돈 낭비인 책일까? 일단, 주린이를 목표 고객으로 한 책은 안 사도 된다. 주린이에게 필요한 지식은 신문 기사나 블로그, 유튜브로 쉽게 얻을 수 있다. 유튜브로 유명해진 사람의 책도 살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이 유튜브에서 떠든 이야기에서 1도 추가된 내용이 없다. 이 책만 읽으면 주식투자를 며칠 만에 완전 정복할 수 있다는 책도 쓸모없는 책이다. 주식투자 공부는 며칠 만에 끝낼 수 없으며, 어쩌면 영원히 끝낼 수 없다. 올해 90세인 워렌버핏은 지금도 배우고 있다고 한다. 누군지도 모르는 저자가 자신이 부자가 된 비법을 알려주겠다는 책도 쓸모없다. 정말 부자는 책을 팔아 돈 벌 필요가 없다. 워렌버핏은 책을 쓴 적이 없다.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책들 중에도 두 학파가 있다. 그 하나는 가치투자이고, 나머지 하나는 모멘텀거래이다. (모멘텀거래가 아니라 모멘텀투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필자는 모멘텀거래라고 주장한다.) 가치투자자는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고, 주가가 가치보다 저평가되었을 때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멘텀거래자는 매수세가 강할 때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멘텀거래자는 설사 주가가 저평가되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평가될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가치투자에 대해 빈정거린다. 하루 중에도 주가는 출렁거리므로 매수세가 강할 때와 약해질 때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으면 단기간에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가치투자와 모멘텀거래 중 어느 것을 공부해야 할까? 결론은 어느 방법으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두 학파의 가장 대표적인 사람의 성과를 살펴보자. 가장 유명한 가치투자자는 워렌버핏이다. 워렌버핏은 1970년 벅셔 헤서웨이라는 회사를 인수할 때 재산이 2,500만 달러였는데, 2020년에는 692억 달러(약 83조원)으로 50년간 재산을 2,768배로 늘렸으며 연복리 수익률로 17%이다. 필자가 아는 가장 유명한 모멘텀거래자는 제시 리버모어이다. 제시 리버모어는 모멘텀거래로 1929년 1억 달러를 벌어서 유명해졌다. 그리고, 1940년, 권총 자살로 63세 생을 마감할 때 재산은 남아있지 않았다고 한다. 아내에게 남긴 유언에는 “나는 실패작이야”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모멘텀거래로 단기의 거액을 벌 수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지만, 그러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모멘텀거래는 순간 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고,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물며 비전업 투자자가 부업으로 관심 가질 분야가 아니다. 그러니 주식투자 서가에 모멘텀거래 또는 모멘텀거래를 위한 분석기법인 기술적 분석에 관한 책을 발견하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자.

  가치투자에 관련된 괜찮은 책도 무수히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적어도 이건 읽어야 한다고 필자가 주장하는 책은 피터린치의 “월가의 영웅”, 리처드 코너스가 엮은 “워렌버핏 바이블”,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필립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이다. 이 중 피터린치의 책은 가장 쉬워서 주린이가 처음으로 시작할만한 책이다. 나머지 책들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다행히 상당한 깨달음을 가진 가치투자자가 이들 책에 대해서 해설해주는 동영상이 있으니 이를 참조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읽고 생각하며 자신이 그 내용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책은 고전이어서 본인의 투자 경험이 쌓인 후 다시 읽으면 새로운 깨달음을 줄 것이다. 반복해서 읽고 생각해서 본인의 투자철학이 확고해진 후에 다른 책도 읽고, 기사도 보고, 블로그도 보고, 유튜브 영상도 보자. 고전만으로 투자하는데 충분하면 이런 것들에 귀기울일 필요가 없지만, 여기에서도 정보를 얻어야 한다. 특히 시황에 관해서는. 그런데, 성공한 저자, 기자, 블로거, 유튜버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팔아 먹는데 재능이 있다. 더욱이 틀린 이야기만 한다면 속지 않을텐데, 옳은 이야기와 틀린 이야기가 섞여 있고 우리는 그 중 옳은 이야기만 가려들어야 하기 때문에 헷갈린다. 확고한 투자철학이 없으면, 어느 순간 자신이 어디에 서있는지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고전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해서 투자철학을 확고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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